/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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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전세계 시장의 95%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 삼성 등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업체가 AP반도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퀄컴에 로열티를 지불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17년 1월 퀄컴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특허 로열티를 받고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퀄컴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5월, 1심 법원은 퀄컴의 사업 관행이 경쟁을 질식시키고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판단하며 FTC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퀄컴은 이 결과에 대해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판결에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퀄컴 뿐 아니라 반도체 전체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제9연방순회 항소법원은 지난 11일 퀄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퀄컴이 경쟁 통신칩 제조사에 특허 이용을 허용할 의무가 없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특허권 이용 계약을 요구한 것이 반경쟁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법원은 "퀄컴의 사업 관행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합법적 시도, 그 이상이라는 점을 미 연방통신위원회(FTC)가 증명하지 못했다"는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심지어 1심 법원에서 퀄컴이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관행을 바꿔 스마트폰 업체들과 라이선스 협상을 다시 하도록 한 1심 법원의 명령도 무효로 만들었습니다. 판결 이후 퀄컴의 주가는 약 4% 상승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퀄컴이 5G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퀄컴이 1심 판결대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특허사용료 협상에 나설 경우,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회사 측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점이 중요한 5G 시장에 대한 투자가 지연될 수 있었던 가능성이 없어지면서, 퀄컴은 큰 짐을 덜어냈습니다. 퀄컴은 화웨이가 자체 모바일 칩인 '기린'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에, 화웨이에 AP칩을 공급하기위해 미국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날개를 단 퀄컴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