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오는 12월 출격하는 PC 대작 MMORPG '엘리온'은 카카오게임즈의 내년 사업 성과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이뤄낸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관계사들의 성공적인 IPO를 위해서라도 엘리온을 통해 시총 4조원의 몸값을 스스로 증명해야한다.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첫 자회사 IPO인데다 게임주에 대한 시장 전반의 기대감 덕에 시총 4조원대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상장 직후, 대규모 매물 소화에도 불구하고 28일 기준, 여전히 시총 3.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를 넘어선 탓에 '벨류에이션 거품'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 국내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25배)와 매출 기준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한 몸집을 지닌 펄어비스(16.7배) 대비 PER는 이들을 상회한다. 

결국 첫 시험대는 올 하반기 출시될 대작게임 '엘리온'이 될 전망이다. 현재 포트폴리오 중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대작이기 때문이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협업작인 엘리온은 PC 온라인게임 대작으로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크래프톤의 새 먹거리다. 유통을 맡은 카카오게임즈는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노하우를 살려 엘리온을 안착시켜야하는 상황이다. 

만일 엘리온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둘 경우, 실적을 끌어올려야하는 카카오게임즈에게는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대에 규모에 불과하다. 이는 시총 1~2조원 수준의 국내 중견게임사 실적 규모다. 2년전인 지난 2018년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액은 4208억원,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사실 올해 가이던스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 7월 출시된 가디언테일즈가 단기흥행에 그치고 대작 엘리온까지 흥행에 실패할 경우, 내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올해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공모주 청약에 국민적인 관심을 받은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최초 게임대상을 받은 블레이드의 개발자 김재영 씨의 '오딘'과 카카오게임하기, 증강현실(VR) 및 골프 신사업 등 내년 모멘텀도 적지 않지만, 실적 내재화에 절대적인 역할을 맡은 엘리온의 흥행은 선결과제"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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