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일약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로 우뚝 선 크래프톤 역시 카카오게임즈와 마찬가지로 엘리온의 흥행이 절실한 분위기다. 

지난 27일, 내년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덕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의 게임공룡으로 거듭났다. 증권가에선 올 상반기 영업이익으로만 5137억원을 벌어들이며 엔씨소프트(4504억원)와 넷마블(1021억원)을 제친 덕에 IPO 시, 시가총액만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1년 도쿄 증시에 입성해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난 넥슨처럼 여전히 해외동시 상장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중국 매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유럽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관전포인트다. 실제 올 상반기 크래프톤(연결기준)의 PC온라인 및 콘솔 매출은 1600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하반기대비(약 3000억원)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PC온라인 및 콘솔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정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것.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유럽 매출이 571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대비(780억원) 200억원 가량 급감했다.

반대로 중국 매출이 반영된 아시아매출은 77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업계에선 해당 매출 대부분을 중국 내 모바일게임 성과로 보고 있다. 텐센트가 개발, 유통을 맡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중국에서 크게 흥행하며 크래프톤의 로열티 수익을 늘려준 것이다. 실제 상반기 크래프톤의 모바일매출은 7109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수익성은 배가 됐지만, 서구권 매출이 빠지며 중국 의존도가 매출의 70%에 이를 정도로 극심해진 것이다. 

결국 전세계를 홀린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거나, 엘리온의 흥행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내야 IPO 흥행이라는 결실을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례를 보듯,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텐센트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점은 IPO 성공 이후에도 상당한 약점이 될 것"이라며 "결국 서구권에서 통할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IP 기반의 후속작이 자리를 잡고, 엘리온 등 차세대 먹거리가 시장에 안착해야 그에 걸맞는 몸값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