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 3분기,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1조 매출을 넘어서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계기로 기록적인 성장세를 잇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1000억원에 달하는 분기 영업비용을 지출하고도 1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 '투자-이익' 모든 부분에서 기록적인 외형 성장을 입증한 것이 특징이다. 신사업이 빠르게 안착하고 광고 수익이 급증하면서 말 그대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낸 것. 이로인해 카카오의 주가 또한 1년새 3배 가까이 급등한 모습이다.
이같은 기업가치 증대에는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에서 새롭게 태어난 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톡비즈)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카카오는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톡비즈 사업 영역에서만 1조원의 연매출 달성이 유력하다. 카카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하루에 10억원의 광고매출(톡보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분기매출 1조시대 활짝…카톡 이용자는 1년새 100만명 '급증'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1%, 전분기 대비 15% 늘어난 1조1004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03% 급증한 1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0.9%에 달한다. 이익률이 한 자릿 수에 머물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혜를 누리며 이용자를 대거 끌어올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국내 카카오톡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579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무려 100명 가량 급증한 수치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 각 사업 영역이 문어발처럼 엮기며 모바일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카톡 기반의 광고와 쇼핑, 이용자의 불쾌감을 허물다
카카오의 사업부문은 크게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 두가지로 나눠진다. 이중에서 플랫폼 부문은 다음 포털을 기반으로 한 포털비즈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신사업, 그리고 톡비즈로 구성된다.
이들 중 1년새 카카오 영업이익을 2배로 늘린 효자는 바로 톡비즈다. 톡비즈는 카카오톡 내에서 직접 돈을 버는 사업 부문으로 정의된다. 카카오톡 내 광고인 톡보드와 채널, 샵탭, 톡스토어, 이모티콘,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톡비즈의 3분기 매출액은 28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75%라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광고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 그 배경에는 톡보드와 커머스가 있다. 카카오톡 내에서 집행하는 카카오 톡보드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일종의 모바일 광고서비스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더해져 광고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올 3분기 톡보드 집행 광고주는 누적 1만2000여곳에 달하며, 연말까지 약 1만곳의 광고주를 모으겠다는 올초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중소광고주 중심으로 퍼포먼스형 광고에 대한 니즈가 많아지고 있어 톡보드에 대한 광고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톡비즈의 다른 한축을 맡고 있는 커머스 역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최근 톡비즈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카카오 쇼핑라이브는 5월 21일 베타서비스 시작후 출시 한달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3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68% 성장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커머스를 오픈마켓 형태로 전환하면 커머스 시장의 판은 빠르게 변화할 공산이 크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3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54% 급증했고, 선물하기 내에서도 배송 상품의 거래액이 2배 이상 늘었다"면서 "이는 작년부터 눈높이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이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인 선물하기 서비스에 입점하기 시작하면서 이용자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킨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올 4분기 광고업계의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매출 성장폭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여 공동대표는 "4분기를 성수기 진입 시기로 보고, 인벤토리를 최대한 확보해서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4분기에는 일평균 매출 10억원 규모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샵탭 방문 또한 전분기 대비 15% 성장했고, 광고플랫폼인 카카오모먼트 성과형 디스플레이 집행 중"이라며 "뉴스와 펀 카테고리 지면에 비즈보드가 확장되면서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가 머무르는 더 많은 곳에 광고를 더 붙이겠다는 얘기다.
톡비즈 성공의 비결은 '광고+브랜드' 전문가의 시너지…김범수 혜안 통했다
사실 그간 카카오가 돈을 벌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은 핵심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직접 활용한 광고 상품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이용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카카오톡 플랫폼에 입점하는 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간접적인 수익모델만 유지했다. 이로인해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늘 한자릿 수를 맴돌았다. 플랫폼을 쥐고도 정작 광고 적용에 대한 부담으로 수익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 것.
터닝포인트가 된 것은 지난 2018년 여민수 조수용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부터다. 여민수 대표는 광고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는 2000년부터 NHN 시절에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6년 9월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광고사업 총괄부사장을 맡아 카카오의 최대 약점이었던 광고매출을 늘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조수용 대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브랜드디자인 전문가다. 2003년 NHN에 합류하며 김범수 의장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 10월에 JOH를 경영하다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브랜드를 총괄했다.
두 사람은 각각 광고와 브랜드로 전문가로서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광고모델 톡보드를 고안했다. 광고의 효율은 여민수 대표가, 이용자 거부담을 낮추는 브랜딩은 조수용 대표가 담당했다. 여기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지며 국내 광고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케팅 채널로 거듭났다. 특히 중소형 광고주들을 배려한 다양한 상품군 구성을 통해 진입장벽을 허물었다. 돈 잘 버는 카카오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공동대표로 앉힌 김범수 의장의 혜안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광고의 효율을 높이고, 이용자 거부감을 낮춘 것은 전적으로 여민수-조수용의 덕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카카오 톡보드는 직접 배너 이미지를 제작해 디자인 리소스를 줄이고 빠른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카카오는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브랜딩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고, 카카오모먼트 플랫폼을 통핸 타깃팅 광고로 오디언스 허수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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