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부터)와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부터)와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계기로 몸값을 끌어올린 토종게임사 '빅3'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나란히 기록적인 상승세를 유지해 주목된다. 비대면(언택트) 산업의 성장주를 넘어 '대세주'임을 실적으로 증명해낸 것. 특히 3사는 나란히 게임 이외 콘텐츠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며 올 4분기에도 이같은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3사 모두 올초 대비 두자릿 수 이상 주가를 높인 가운데, '게임한류의 르네상스'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집콕족은 게임을 택했다…게임 빅3, 3Q 나란히 '급성장' 


게임한류 대장주 넥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3분기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누적 매출 또한 2조5000억원에 달해, 연매출 3조원 돌파가 가시권이다. 이르면 이달 중 누적매출 3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넥슨은 올 3분기 매출 8873억원, 영업이익 3085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각각 52%, 13% 성장을 이뤄냈다. 

넥슨은 올 3분기 신작 바람의나라:연을 비롯해 모바일 히트작 V4 외에도 기존 PC 온라인게임 모두 성장하며 군더더기 없는 실적을 보여줬다. 특히 PC와 모바일 매출 비중을 6:4 수준으로 맞추며 사업부 모두 고른 성과를 냈다. 이 덕에 넥슨의 4분기 실적 또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 일정이 잡히지 않았음에도 올해 연 매출 3.3조, 누적 영업이익 1.5조원 달성이 확실시된다. 

 

넥슨의 모바일 히트작 바람의나라:연 / 사진 = 넥슨
넥슨의 모바일 히트작 바람의나라:연 / 사진 = 넥슨

 

엔씨소프트 역시 올 3분기 매출액 5851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47% 크게 늘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또한 69% 증가한 2176억원, 당기순이익은 1525억원으로 34%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8549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6681억원에 달한다. 이달 중 연매출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며 연간 영업이익 또한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캐시카우인 리니지M-리니지2이 중국 게임의 공세속에도 매출 선두권을 유지한 데다, 북미 수출 대표주자 길드워2를 비롯 리니지-리니지2-블소2 등 PC 온라인 게임이 굳건한 성장세를 유지해냈다. 

올해 3분기 마땅한 신작 흥행이 없었던 넷마블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6% 오른 874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보여줬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6423억원, 당기순이익은 925억원으로 각각 3.6%, 9.2% 급증하며 실적 하향세를 점쳤던 증권가의 전망치를 무색하게 했다. 넷마블은 흥행 신작은 없었지만 '일곱개의 대죄'와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리니지2 레볼루션' 등 기존 흥행작이 견조한 매출을 유지하며 매출 성장세를 지속했다. 북미-유럽 매출 비중은 어느덧 50%에 이른다.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의 모습 / 사진 = 지스타조직위원회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의 모습 / 사진 = 지스타조직위원회

 


디지털뉴딜의 주역 김정주-김택진-방준혁…4Q도 주인공은 우리!


V4를 앞세워 '게임대상' 수상이 유력한 넥슨은 올 4분기에도 '엘소드'를 개발한 코그(KOG) 개발진의 신작인 '커츠펠'을 연내 정식서비스 형태로 내놓으며 신작 공세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커츠펠은 액션 배틀 장르의 PC온라인게임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스팀을 통한 얼리억세스 형태로 테스트가 한창이다. 아울러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수집형 RPG '코노스바'와 카트라이더 IP를 활용한 콘솔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넥슨의 첫 콘솔 대작이라는 점에서 북미-유럽 시장 뿐만 아니라 대형 클라우드 업체와의 협업, 콘솔 유통업체와의 파트너십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아시아권 게임신작 중 가장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또한 준비가 한창이다. 게임업계에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내 대기자가 7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출시 후 넥슨의 로열티 수익만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임박한 만큼, 한국게임에 대한 수입 금지령 또한 완화될 공산이 커 내년 출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조단위 규모의 엔터 기업 인수 또한 올 4분기 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신규 성장 모멘텀이 추가될 공산이 크다.  

 

엔씨소프트의 엔터 플랫폼 유니버스 / 사진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엔터 플랫폼 유니버스 / 사진 = 엔씨소프트

 

'방망이 깎는 노인'에서 '물량공세'로 기조를 전환한 엔씨소프트 또한 올 4분기 블레이드&소울2와 프로젝트TL, 아이온2 등의 신작 출시 계획을 공개하고 캐시카우 다각화를 본격화한다. 여기에 200만명의 예약자를 모은 트릭스터M과 퓨저, 팡야M, H3 등 기존 액션 MMORPG가 아닌 신규 먹거리 성과 또한 올 4분기부터 수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여기애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 '유니버스'와 MZ세대를 타깃으로 KB증권과 공동 개발 중인 투자플랫폼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연령을 품는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게 한다. 야구단 NC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엔씨소프트의 기업 인지도 또한 크게 상승했다. 

 

넷마블의 콘솔 신작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 사진 = 넷마블
넷마블의 콘솔 신작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 사진 = 넷마블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신작을 준비 중인 넷마블은 자체 IP를 앞세워 수익성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출시된 넷마블의 콘솔도전작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는 국내 닌텐도 eShop DL(다운로드) 게임 순위에서 인기 1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불이 붙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중 한국 게임은 매우 희소하기 때문에 넷마블의 콘솔 도전은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이달 중 출시되는 세븐나이츠2와 A3:스틸얼라이브 글로벌 버전, 북미-유럽을 타깃으로 한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 내년 출시를 앞둔 제2의 나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쉴틈 없이 대작급 신작을 쏟아낼 계획이다. 마블-디즈니에 이어 NBA와의 IP 제휴로 장르 다각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국내 1위 구독경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코웨이와 BTS를 앞세워 글로벌 엔터기업으로 성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닥 입성을 이뤄낸 카카오게임즈 등 관계사들과의 시너지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내년 초 구로 신사옥 입주를 계기로 테마파크 등 IP 신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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