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네이버
사진 = 네이버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MZ세대 맞춤 콘텐츠를 쏟아내며, 네이버 모바일 사업의 전초기지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다. 특히 스노우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모바일 서비스를 꾸준히 발굴, 분사까지 이뤄내며 네이버 모바일 전략의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다.


크림아 잘 커야해! 스노우, MZ 킬러앱 연이어 '발굴' 


20일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크림을 물적분할, 독립법인 크림주식회사를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분할 기일은 2021년 1월1일이다. 분할 이후 크림은 스노우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크림은 일종의 중개 거래플랫폼으로 'Kicks Rule Everything Around Me'의 앞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개인과 개인간의 스니커즈 거래를 중개하며, 스노우는 상품 중개자로서 판매 상품을 보증하고, 검수를 거쳐 '합격상품'을 골라낸다.

구매한 신제품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리셀'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성행해왔다. 그중에서도 스니커즈는 활발한 '리셀시장'을 구성하고 있다. 특정 운동선수들의 '시그니처' 스니커즈를 비롯한 한정판 스니커즈는 정가의 몇 배 이상으로 가격이 뛰기도 한다. 이에 '스니커즈 재테크'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사진 = 제페토
사진 = 제페토

 


MZ 전초기지 스노우…젊은 네이버 키운다 


스노우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신규서비스 론칭을 위해 개별 회사를 꾸준히 분사, 육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는 그 결실을 맞보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스노우로부터 국민퀴즈쇼라 불리는 '잼라이브' 운영권을 양도받았다. 양수액은 무려 15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스노우가 운영하던 잼라이브를 네이버가 이어 받아 핵심 먹거리인 라이브커머스에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는 지난달 스노우가 개발한 실생활 영어회화 교육 앱 케이크(CAKE)의 운영사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시켰다. 케이크는 지난 2018년 3월 국내 서비스 론칭에 이어 2019년 10월 글로벌 서비스까지 오픈하며 '글로벌 1위 영어학습 앱'으로 거듭났다. 영어 공부에 관심 있는 글로벌 2030세대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55개국 앱마켓 교육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노우가 예상치 못한 교육부문에서도 성과를 낸 것. 

관련업계에선 네이버가 준비 중인 태블릿 유통사업에도 케이크 등 스노우의 교육앱이 대거 탑재될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5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증강현실(AR)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제페토(네이버제트) 역시 스노우의 대표작이다. 제페토는 지난 2018년 8월 출시된 이후, 1년 6개월만에 누적 가입자 1억3000만명을 달성하며 네이버 MZ 서비스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처럼 매출로 설명할 수 없는 성과 덕분에 스노우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 속에도 네이버의 투자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실제 스노우는 지난 4월 네이버 본사로부터 700억원을 수혈받은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았다. 지난 2018년 609억원, 지난해에는 870억원 등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좀처럼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핵심 자회사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노우가 모바일 흥행 서비스를 꾸준히 발굴하면서 네이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다"면서 "네이버가 스노우의 개발 및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적자와 관계없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