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억원 규모, 코렐리아 캐피탈 참여 후 최대 규모 투자
Z세대 중심으로 주목받는 '리셀'
개인간 스니커즈 거래를 중개하는 '크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네이버가 스페인 1위 리셀 사업자인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했다. Z세대가 주목하고 있는 리셀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25일 코렐리아 캐피탈을 통해 스페인 최대 리셀 커머스 기업 '왈라팝'에 1억1500만유로(약 155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네이버가 지난 2016년 코렐리아 캐피탈 K-펀드1에 참여하며 글로벌 투자 행보를 선언한 이후 최대 규모다.
한성숙 네이버 "리셀 투자로 미래 트렌드 이끌 세대 선점한다"
네이버는 이번 왈라팝에 대해 투자 뿐 아니라 추후 네이버의 기술 활용 등에 대해 왈라팝과 협의를 진행하는 등 보다 진전된 관계를 가져갈 계획이다.
왈라팝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중고거래 서비스로 6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패션 의류 전자기기와 같은 일반적인 소형 품목 외에도 자동차 오토바이 부동산까지 다양한 품목들이 거래된다.
다양한 품목들이 거래되는 리셀 플랫폼의 특성상, 추후 네이버가 보유한 AI/vision 등 다양한 기술과 비즈니스 노하우 등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창출하는 시너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에서 개성과 친환경, 가성비를 함께 중시하는 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관측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앞선 왓패드 인수, 빅히트 및 YG와의 협업처럼 네이버가 미래 트렌드를 이끌 세대들을 선점해 장기적인 글로벌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마일스톤이 될 수 있도록 왈라팝과 장기적인 글로벌 가능성도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셀 재테크' 열풍까지 일으킨 '리셀' 시장의 잠재력
네이버가 주목하고 있는 '리셀' 시장은 2020년 280억달러에서 2025년 64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나타난 경제의 역성장으로 이른바 '가성비'가 중요해지는 한편, 개성과 친환경까지 동시에 고려하는 Z세대들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도 그 규모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연령별 리셀 활동을 조사한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 리셀 이용자 중 18~24세, 25~34세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리셀' 열풍은 '리셀 재테크'라는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명품과 스니커즈다. 이미 한국에서도 네이버의 '크림'을 비롯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수많은 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있다.
실제로 나이키가 지난 2019년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해 만든 운동화 '에어 포스 1 파라-노이즈' 818켤레 한정판은 정가(21만9000원)를 훨씬 웃도는 수백만원에 리셀(재판매) 시장에서 거래됐다. 지드래곤 친필 사인이 들어간 제품은 130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명품 시장 역시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국내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이 2012년 1조원에서 지난해 말 7조원으로 약 7배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부터 나중에 재판매(리셀)할 것을 고려하고, 기왕이면 제 값을 얻을 수 있는 '똘똘한 한 가지'를 구매하는 등 명품을 단순한 '소비'가 아닌 '투자' 대상으로 보는 인식 역시 명품 중고거래 증가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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