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내 대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온라인 지스타였지만 지스타TV를 통해 나흘간 약 85만665명이 지스타와 함께 했다.
신작 소개 등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원활하게 진행됐다. 메인스폰서인 위메이드는 온택트 쇼케이스를 통해 '미르4'를 선보였고 정식 출시일(11월25일)을 최초 공개하며 게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스타TV로 85만명 이상이 시청...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
넥슨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등 B2C 참여사들도 커츠펠과 코노스바 모바일(넥슨), 엘리온(크래프톤) 오딘 발할라 라이징(카카오게임즈), 마술양품점과 티타이니 온라인(스마일게이트) 블레스언리쉬드 PC버전과 메탈 유닛(네오위즈) 등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지스타 첫 온라인 e스포츠 대회인 지스타컵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특히 지스타컵을 통해 모바일게임과 콘솔게임, 클라우드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의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라이브 비즈매칭 역시 총 45개국 527개사 655명(국내 299명 ,해외 356명)을 기록하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도 국내 대표 기업들이 지스타에 참여해 온택트에서도 유의미한 기록을 달성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올해를 경험삼아 다음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극복해내고 더 나음 게임문화축제 지스타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아쉬운점은 없었나
맞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태에서 치러낸 지스타 2020이었다. 취소됐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어떻게든 온라인으로나마 지스타 2020이 열렸다는 것, 그리고 85만명 가량의 게이머들이 여기에 참여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분명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쉬운 점을 짚고 넘어가야 내년, 그리고 내후년의 지스타를 더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게임이라는 특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여러 전시회나 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각종 세미나와 콘퍼런스 역시 마찬가지다. 대다수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이미 녹화한 영상을 틀거나 유튜브나 줌 등의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질의응답을 진행하기도 했다.
얼마전 테크M이 주최한 테크B 콘퍼런스 역시 강연자는 실시간으로 강연을 하고 질의응답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지스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부 행사는 실시간으로 진행됐지만 대다수 게임업체들은 정해진 시간에 사전에 녹화한 쇼케이스 영상을 틀기만 했다. 영상을 틀기만 할거면 굳이 지스타라는 이름으로 틀지 않아도 됐다. 그리고 게임전시회의 백미는 역시 신작 시연이 아니던가. 온라인으로나마 지스타 특별 시연 등을 기대한 것은 무리였을까?
'게임'만의 특징 살린 '무언가'가 없었다
그리고 최근 온택트 시대의 즐길거리로 게임이 각광받으면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K팝 가수들도 온라인으로 실시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미국 힙합 뮤지션인 트래비스 스캇은 심지어 온라인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방탄소년단(BTS) 역시 포트나이트에서 나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지스타에서 이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가상현실과 가장 맞닿아 있다는 '게임 전시회'이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욱 게임산업의 위상이 올라갔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어쩌면 내년에도 지스타는 온택트로 진행될지도 모른다. 올해는 온라인 개최와 오프라인 개최 강행을 놓고 고민하느라 다소 시간이 촉박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은 다르다. 이미 충분한 시간이 있고,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내년에는 반드시 달라진 지스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테크M은 내년에도 지스타 취재를 위한 '지스타 특공대'를 꾸릴 것이다. 이 특공대가 올해보다는 훨씬 더 풍성한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길 바라본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