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이 4분기 들어 본업인 통신사업 외 미래성장동력인 ▲미디어 ▲커머스 ▲보안 ▲모빌리티의 디딤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기업가치를 의미하는 주가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잘 나가는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데다 신사업 모두 우버와 아마존 등 굵직한 기업들과 손을 잡았지만, 좀처럼 주가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여전히 3년전 주가인 24만원대를 횡보하는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증권가에선 결국 시기의 문제인 만큼, 수급 문제가 풀리면 기업가치가 제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짝 반짝 빛나는 자회사들, 아직 여물지 않았다?
7일 국내 주요 증권사가 11월과 12월 내놓은 SK텔레콤의 투자의견 리포트를 살펴보면, 절대다수가 주당 30만~35만원대에 목표주가를 설정,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10월에도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의 주가를 30만원대로 설정하며 "언젠간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주를 이룬다. 이같은 리포트를 종합하면 자회사 분할·합병·상장 추진 및 글로벌 업체들과 제휴 등으로 자회사 가치의 제값 받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문제는 바로 그 시기다. 당장 우버와 손을 잡고 출격하는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경우, 이달 29일 법인 출범 이후 내년부터 사업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T맵은 월간 사용자수가 1270만명 달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부분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한 수익은 미미했다.
우버와 함께 택시와 대리운전, 플라잉카 등 다양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내놓고,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탑재를 비롯 완성차 업체와의 커넥티드카 제휴도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내년은 되야 드러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의 IPO와 통합 보안법인 출범, 아마존과 11번가의 제휴 및 구독-물류 연계 신사업 또한 기대감이 상당하지만 이 역시 내년 가시화될 공산이 크다.
연일 한국주식을 사들이는 '외인'과 '동학개미'가 통신주에 별 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가장 많은 뉴스가 등장한 11월, 매수 리포트를 쏟아낸 기관들까지 SK텔레콤 주식을 팔아치웠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를 비롯한 대세주에 밀려 수급측면에서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주가 소외받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SK텔레콤의 지배구조개편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앞서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언제 올라요? '뉴스'는 더 나온다
증권가에선 내년 초 SK텔레콤의 사명 변경을 시작으로 SK텔레콤의 탈통신 행보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회사가 아닌, '통신'도 하는 ICT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상황을 시장이 예의주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코스피 3000' 시대가 현실화할 경우, 환율 효과가 더해져 반도체 대형주를 넘어 코스피 대형주들의 순환매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증권가에선 내년 초 원스토어 IPO를 시작으로 SK텔레콤의 자회사 가치가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추정한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SK텔레콤의 비통신 자회사 기업가치 총합은 10조~20조원으로 추정한다. 시장의 예상대로 원스토어 IPO가 기업가치 2조원대로 마무리될 경우, 현재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인 19조원을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로 추정되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도 상반기 터닝포인트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올라서고, 그룹의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전환돼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M&A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
동시에 모빌리티와 커머스, 보안 등 신사업 또한 통신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인터넷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린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지분제휴 및 사업제휴 소식이 잇따를 전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동전화 ARPU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배구조개편이 이슈화되고 있고, 점차 호재가 넘쳐나는 상황이라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패턴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SK텔레콤 지배구조개편 작업은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무선사업부문(SKT MNO)을 물적분할하는 형태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며 "현 SK텔레콤 CEO인 박정호 부회장은 향후 중간지주사 CEO 역할과 더불어 하이닉스 경영까지도 관여하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이며 SKT Mobile과 하이닉스 배당 성향이 높아지는 가운데 SKT 중간지주사가 안정적 배당금 지급과 M&A 작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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