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도 내년 화두 중 하나로 '구독' 꼽아

#취미생활부터 편의점 상품까지 '구독' 

#'소비' 가치가 중요해졌다 

#플랫폼 강자가 놓칠리 없다 


취미 생활부터 생필품, 간식까지 '구독'하는 시대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경험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구독'도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기껏해야 신문이나 잡지, 학습지 정도에만 '구독'이라는 말이 붙었다. 이제 '구독'은 구독료를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을 제공받거나 콘텐츠나 서비스를 정해진 횟수 또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경제 모델을 아우르는 말이 됐다. 


귀차니즘에겐 '정기배송형'이 딱이다 


초기에는 그간 정기구독에서 볼 수 없었던 상품을 배달하는 독특한 스타트업이 잇달아 등장했다. 세탁 정기구독 '런드리고', 프리미엄 면도용품 구독 서비스 '와이즐리'나 양말을 정기배송하는 '미하이삭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꽃과 같은 기호품으로도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매일 사용해야 하는 물건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꽤 정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제품들이다. 이 귀차니즘을 서비스화한 것이 이들의 사업 모델인 것이다. 특히 젊은 1인가구에게는 이 서비스들을 통해 매번 구매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제과에는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 과자'가 있다. / 사진=롯데제과 제공
롯데제과에는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 과자'가 있다. / 사진=롯데제과 제공

이 같은 정기배송형 구독 서비스를 기존 대형 기업에서도 새로운 유통 채널로 도입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국내 제과업체 최초로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 과자' 모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는 롯데제과가 매월 테마를 선정하고 그에 따라 자사 인기 제품과 신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큐레이팅해 월말에 배송한다. 

귀차니즘인데 상품 결정장애까지 있다면 '월간 과자'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과자를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신상품의 정기적 제공 등 다양한 상품을 취사선택해 볼 수 있다. 


최애 브랜드가 있다면 그 상품 '구독' 


최근에는 커피 등 식료품 프랜차이즈에서도 자사 제품을 웓 단위로 구독해 특정 횟수만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마니아층을 더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업 마케팅이기도 하다. 

지난 9월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이 커피를 한달 동안 매일 즐길 수 있는 구독 서비스 '매거진 D'를 출시했다. / 사진=SPC그룹 제공
지난 9월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이 커피를 한달 동안 매일 즐길 수 있는 구독 서비스 '매거진 D'를 출시했다. / 사진=SPC그룹 제공

예를 들면 SPC에서 운영하는 던킨도너츠에서 선보이고 있는 커피 구독서비스가 있다. 아메리카노 30일 정기구독권(29700원)을 구입하면 매일 최대 1잔을 30일 동안 이용하는 형태다. 정기구독권 기준 매일 아메리카노 1잔이 990원이기에, 해당 브랜드 커피 마니아층은 본래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사용하고 반납하는 '렌탈형' 구독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개 고가 상품 또는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은 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모빌리티 경험이 가능한 현대자동차 '현대 셀렉션' 등이 있다. 

특히 젊은층, 고령층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이러한 제품을 직접 구매해 지속 관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KB경영연구소는 이와 관련 "디지털화에 힘입어 개별 상품을 구매했을 떄보다 구독을 했을 때 약간의 금액 할인 정도가 아닌 훨씬 더 큰 효용을 누릴 수 있는 형태로 전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플랫폼 강자 뛰어든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구독 시장을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대형 플랫폼사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구독 서비스를 하려는 기업들, 구독하려는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플랫폼사로서 강점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이와 관련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안진혁 카카오 부사장은 자사 컨퍼런스에서 "고객 입장에서는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 특히 렌탈 등과 같은 구독 비즈니스의 경우 일반 전자상거래와 다르게 '계약'과 '해지'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자 입장에서도 전통 단순 판매 모델과 다르게 결제 방식과 사후 관리 측면에서 이전과 시스템을 다르게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카카오는 대형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고, 기업에게는 구독 플랫폼을 제공해 각종 정기배송 모델, 렌탈 비즈니스, 유료 멤버십 관리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네에버 또한 올해 내놓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확대하고, 콘텐츠와 커머스를 강화한 구독서비스를 내놓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커넥트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중 구독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커머스와 콘텐츠 등 각 영역을 어떻게 풀어낼 지 고민 중이며 인증을 비롯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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