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구독경제' 핵심은 '지갑'
다음 구독은 '콘텐츠 구독'이 유력해
#'이모티콘' 입문자에게 플러스는 신세계
#또 마주친 카카오 '지갑'
#다음은 콘텐츠 구독?
매달 돈을 지불하고 카카오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카카오는 자체 유료 구독상품을 두가지 내놨다. 월정액으로 자유롭게 이모티콘을 쓸 수 있는 '이모티콘 플러스'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다. 두 상품을 구독하면 한달은 무료다.
부담 없이 두 상품을 써보기로 했다. 구독자가 되니 이 두 상품의 동선이 '지갑'에서 만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구독'하려면 '지갑'부터 만들어야
카카오가 내놓은 구독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카카오 '지갑'부터 만들어야 한다. 지갑은 앞으로 공인인증서 역할을 하겠다는 카카오 인증서부터 디지털화한 각종 자격증, 경력 등이 담길 곳이다.
이 카카오 지갑을 반드시 만들어야 최근 선보인 'OOO 플러스' 상품을 구독할 수 있다.
실제 지갑을 만들고 플러스 상품 정기구독자가 됐다면 구독상품 결제 내역과 결제 수단 등을 친구 채널한 '카카오톡 지갑'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사용자 구독 상품과 결제 내역을 한곳에서 모아보고 결제 수단을 한 번에 관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모티콘 왜 사는지 알겠네...
'이모티콘 플러스'가 출시되기 전에는 한번도 2000~2500원 한다는 이모티콘을 돈 주고 구매한 적이 없었다. 평소 이모티콘 상품 페이지를 방문하지도, 인기 있는 이모티콘이 뭐가 있는지도 몰랐다. 나 같은 사람들도 이모티콘 플러스를 구독해보면, 왜 사람들이 이모티콘을 돈 주고 사는지 납득하게될 것 같다.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을 시작했다면, '카톡'을 하다 특정 단어에 '파란색' 불이 들어온다. 그 단어에 맞는 이모티콘을 추천해 주겠다는 뜻이다. 오른쪽 이모티콘을 클릭하면 수많은 추천 이모티콘이 뜬다. 카톡 대화는 얼굴을 볼 수 없어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운데, 이를 대신할 수 있을만한 이모티콘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온힘을 다해 외치는 '가즈아' 이모티콘도 추천해준다.
마음에 든 이모티콘을 발견했다면 '즐겨찾기'도 가능하다. 추천 이모티콘의 미리보기 화면 좌측 '별'을 클릭하면 된다. 현재 '이모티콘 플러스'에서는 검색 기능이 없어, 우연히 마주친 이모티콘이 마음에 들었다면 '즐겨찾기' 해놓는 게 좋다. 만약 그 이모티콘 캐릭터가 통째로 마음에 들었다면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단 5개까지다.
이렇게 특정 이모티콘 인기가 높아지면, 해당 창작자에게도 수익이 돌아간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모티콘 플러스의 경우 이모티콘 사용량 기준으로 창작자에게 수익이 전해진다. 창작자에게 단품 판매와는 별도의 수익 채널이 생긴 셈이다.
즐겨찾기 이모티콘이 쌓여가니 이쯤에서 월정액 요금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정상가는 4900원이지만 카카오는 오픈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3900원만 받는다. 한달에 커피 한잔 안 마시고 잠깐 구독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만한 가격이다.
다만 특정 이모티콘 마니아층이라면 이 구독상품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매달 구독료를 안 내고, 해당 이모티콘을 단품으로 결제해 무제한으로 쓰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업무용으로 카톡 쓴다면... '톡서랍 플러스' 도움된다
카카오톡을 업무용으로 많이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또다른 구독상품 '톡서랍 플러스'가 유용할 수 있다.
톡서랍 플러스는 각 채팅방에 흩어져 있는 사진, 동영상, 파일, 링크, 연락처 등 각 디지털 자산들을 한곳에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정기구독 상품이다. 월 990원에 100GB 용량을 제공한다. 안타깝지만, 무료 제공 용량은 없다.
'카톡'에서 오고 간 파일을 굳이 휴대폰 용량을 소비해가며 저장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용 클라우드에 저장해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톡서랍 플러스 기능 중 하나인 '팀채팅'은, 채팅방에 나중에 참여한 멤버도 이전 대화와 미디어를 볼수 있다. 업무용, 스터디 그룹용으로는 적합해 보이는 기능들이다.
사실 이보다 눈길을 끈 톡서랍 플러스 기능은 '백업'이다. 실시간으로 대화뿐만 아니라 사진, 파일 등도 자동 백업이 가능해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에도 유용하게 활용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기간이 만료돼 열어보지 못했던 파일도 이 서비스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다만 본인이 '카톡'으로 전송된 파일들을 잘 관리한다면 기존 대화 백업 기능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기존에도 대화 백업 기능이 있어, 휴대폰을 교체하는 시점에 미리 해놓고 14일 이내에 카카오톡을 재설치하면 대화 내용을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주로 개인용으로 카톡을 사용하기 때문에 100GB 용량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구독이 망설여진다.
카카오의 다음 계획은 뭘까... 콘텐츠 구독?
'My 구독' 카테고리에는 후속 구독 상품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 구독 소재가 '콘텐츠'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상반기 콘텐츠 구독 플랫폼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이프 카카오(if Kakao)'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는 구독 플랫폼에 대해 "누구나 콘텐츠를 발행하거나 큐레이션, 편집자가 될 수 있으며, 이용자는 본인에게 맞는 콘텐츠를 선택해 '구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PC와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며, 카카오톡 샵(#) 탭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콘텐츠 발행자, 큐레이터 보상체계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이 또한 '지갑'에서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구독자가 발행자에게 일정 금액을 후원하거나 구독하거나 하는 결제 모듈이 붙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지갑 서비스와 연계돼 작은 금액부터 정기적으로 후원할 수 있도록 해, 실제 창작자나 발행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글이 구글플레이에서 유통되는 모든 콘텐츠와 앱에 인앱결제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시점이 오는 10월이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글에서 구축한 인앱 결제를 의무화한 것으로, 결제 대금의 30%를 구글에 내야한다.
현재 카카오 이모티콘을 단품으로 결제할 경우 구글플레이 결제창이 뜬다. 하지만 구독 상품은 자체 결제 수단인 '지갑'을 이용했다. 10월 이후 인앱결제가 강제되면, 구독료가 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앞서 조수용 대표는 "인앱결제만을 강요하는 것은 많은 창작자와 콘텐츠 유통하는 사람에게 여파가 미치는 큰 일"이라며 "구독 모델을 구상한지 오래돼 인앱결제 강제를 염두에 둔 건 아니지만, 다양한 결제수단이 앱 안에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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