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피해주 현대백화점을 향한 여의도의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다. 겨울철에 접어들며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매섭지만, 연일 주가를 끌어올리며 어느덧 6개월새 30% 가량 기업가치가 치솟았다. 증권가에선 곧 다가올 백신 접종에 따른 유통가의 기저효과 더불어 현대백화점의 과감한 출점 전략이 올해 빛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잘 가던 현대百...4Q 코로나 재확산으로 잠시 '울상'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현대백화점은 전일대비 1.6% 오른 주당 7만4200원에 거래되며 석달만에 기업가치를 30% 가량 끌어올렸다.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피해주임에도 시장 분위기와 반대로 기업가치는 상승한 것.
이는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외인투자자가 대거 몰려들 정도로 유통업계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현대백화점의 연결 추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2% 증가, 40% 감소한 2조400억원, 64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코로나19는 다시 기승을 부렸고 결과적으로 고마진 의류 매출이 15% 내외 감소했다. 중동점/본점 리뉴얼 오픈 효과로 의류 중심으로 매출이 빠르게 회복하던 10월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것. 프리미엄 아웃렛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2월 김포/송도점 역시 10% 이상 역신장 중이고, 대전/남양주점도 기대대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4분기 영업실적은 증익을 예상했지만 11월말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 확대 시행되면서 집객력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면세점 실적도 전년대비 급격한 성장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일부 수입화장품 공급차질이 발생하면서 영업활동에 영향을 미쳤고, 고수익성 전략을 고수하면서 당초 예상대비로는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감한 출점전략+백신의 등장...기저효과의 시작?
이같은 상황에도 증권가에선 여전히 현대백화점 매수 추천 리포트를 쏟아내는 모습이다. 12월 말에는 현 주가대비 무려 2배 가까이 높은 주당 12만원을 목표주가로 책정한 증권사도 출현했다. 실제 달라진 실적 분위기에도 좀처럼 매수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대백화점의 올해 성장 모멘텀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의 과감한 출점 전략이 꼽힌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오는 2월, 여의도에 현대백화점 파크원점을 오픈한다. 여기에 지난해 6 월 오픈했던 대전 프리미엄아울렛, 11월 오픈했던 남양주 프리미엄아울렛의 매출이 올 상반기 들어 온기로 잡힐 전망이다. 이를 통해 두자릿 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이 기대된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내건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3분기 경, 기저효과가 맞물리며 기회를 잡을 공산이 크다"면서 "대내외 환경 상 소비 여력이 개선될 여지는 크지 않지만 고급소비에 주목하는 백화점의 경우 소비경기와 무관하게 보복소비의 주력 채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 또한 목표주가를 주당 9만4000원으로 책정하고 "2021년 백신 상용화 시기와 맞물린 여의도 파크원 개점이 예정돼 있고 면세 사업 또한 동대문점 오픈 이후 바잉파워 확대, 프로모션 비용이 효율화되며 적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2021년 하반기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추가 입점 시. 매출 확대에 따른 수익성개선 흐름은 더욱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마찬가지로 "11월말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 확대 시행되면서 집객력이 급속하게 감소했다"면서도 "11월~12월 기존점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됐지만, 공격적인 점포망 확대를 통한 차별적인 점유율 증가와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 2021년 전반의 기저효과로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