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호점 문 열며 한국 시장 공략 박차
신제품 출시 앞 당기며 한국 소비자에 구애
LG 철수에 삼성-애플 양강 구도 고착 전망
그동안 한국 시장에 냉담하던 애플이 최근 적극적인 구애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애플의 상징인 '애플스토어'가 추가 출점하고, 신제품 출시 시기도 예전보다 앞당겨지고 있다. LG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유력해지면서, 애플은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쌍벽을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스토어 2호점 문 연다...3호점도?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오는 24일 기자들을 상대로 여의도 애플스토어 2호점을 소개하는 프리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리테일 매장으로, 현재 전 세계 25개국 510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애플스토어는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가 애플 제품을 경험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경험'을 중시하는 애플의 플래그십 매장이다.
애플은 도시의 규모나 상징성 등을 까다롭게 검토해 애플스토어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에는 지난 2018년 서울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이 열린 이후 4년 만에 2호점이 들어서게 됐다.
아직 구체적인 오픈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통상 토요일에 문을 여는 관례상 오는 27일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호점 오픈이 애초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앞으로 후속 매장도 계속해서 문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력한 3호점 소재지로 명동 센터포인트가 꼽히고 있다.
아이폰 출시 '3차'에서 '1.5차'로
한국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며 삼성, LG 등 국내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시장이다. 애플도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던 시기 '아이폰'이 반짝하긴 했으나, 이후 국내 제조사의 제품 선택지가 늘면서 글로벌 시장에 비해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애플 역시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이폰11'이 나올 때까지 한국은 늘 1,2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못했고, 애플스토어 역시 2018년이 돼서야 처음 문을 열어 각각 2003년과 2008년에 첫 개점한 일본과 중국에 비해 크게 늦었다.
하지만 지난해 '아이폰12' 출시 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이 처음으로 1차 출시국보다 일주일 가량 늦은 1.5차 출시국이 됐는 데, 전파인증 등 국내 승인 절차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사실상 1차 출시국 수준의 대우를 받게 된 것이다.
업계에선 아이폰12가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만큼 '5G 종주국'인 한국 시장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신속한 출시가 득이 됐는지 아이폰12는 출시 석 달 만에 국내 판매량 120만대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젠 우리가 '투톱'이다
애플이 이처럼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건 점유율 확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국내 시장에서 20%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애플은 작년 5월 출시한 보급형 '아이폰 SE'의 판매 강세와 더불어 이전 모델인 '아이폰11'이 계속해서 잘 팔리며 입지를 확대했다. 여기에 작년 4분기 출시된 아이폰12까지 합세하며 '가장 잘 팔린 스마트폰 톱10'에 해당 3개 모델을 올려놨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1위를 점하고 있으나,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이폰에 대한 선호가 갤럭시를 앞서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 애플, LG 3사가 시장의 98%를 차지하는 가운데 LG가 점유율 하락 속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검토 중이라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