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하나가 28억... NFT가 뭐길래

#복제가 불가능한, 한정적인 디지털 아이템

#게임사들이 먼저 '관심'... 카카오 클레이튼도 꽂혔다



지난 주말, 블록체인 업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트위터 창업자인 잭도시의 첫번째 트윗이 대체불가능한토큰(NFT)으로 경매된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이 경매가격이 약 28억원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잭도시의 트윗뿐만이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NFT로 경매에 내놓은 디지털 그림들은 이달 초 65억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NFT가 뭐길래...트윗 하나, 디지털 그림들이 수십억원에 거래되는 것일까요? 


'NFT=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아이템'

사실 NFT라는 단어 자체는 낯설 수 있지만, NFT의 개념은 그리 낯선 것은 아닙니다. NFT는 쉽게 얘기하면 '복제가 불가능한, 한정적인 디지털 아이템'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디지털 세상의 물건들은 너무나 손쉽게 복제가 됐습니다. 중요한 문서들도 '컨트롤C, 컨트롤V'만 하면 복제가 되죠?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가 준비중인 NFT 거래소 /사진=위메이드 제공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가 준비중인 NFT 거래소 /사진=위메이드 제공

게임 내에서도 '집행검'은 다 똑같은 '집행검'입니다. 게임에서 처음 나온 '집행검'인지, 123번째 '집행검'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용개'가 쓴 복면인지 아닌지도 모르죠. 그냥 '복면'은 다 '복면'입니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 세상의 물건들의 복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제품만의 고유한 주소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나에게 온 이 집행검이 게임에서 처음 나온 집행검인 것이 증명됩니다. '용개'가 썼던 '복면'인지 그냥 '복면'인지도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 물건에 특별한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죠.

앞서 설명한 잭도시의 첫번째 '트윗'을 NFT로 보유한 사람은 이 트윗이 잭도시가 남긴 첫 트윗이고, 복제된 트윗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라임스가 내놓은 그림들도 인터넷세상에서 복제된 것이 아닌 진짜 그라임스가 내놓은 그림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사실 NFT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디지털 세상의 물건들이 실제로 가치를 지니고, 그 가치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집행검'과 123번째 '집행검'은 분명 다르죠. 이승엽 선수의 56호 홈런공이 그냥 홈런공과는 다른 가치를 지니는 것처럼 말이죠.


NFT가 블록체인 대중화의 열쇠?

실제로 블록체인 기업들은 NFT가 실제 일반인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들이 'NFT'를 주목하고 있죠. 초반에는 블록체인 게임 기업들이 NFT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의 선구자로 불리는 위메이드도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서 NFT 거래소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올 상반기 중에 NFT 거래소를 공개하고 출시 준비중인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네이도 for 위믹스부터 본격적으로 게임 내 NFT를 적용, 거래를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후 위믹스 플랫폼을 넘어 클레이튼 플랫폼과 이더리움 플랫폼에서도 NFT 거래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 외에도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 기업들이 NFT 거래를 주요 사업모델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게임 등급분류 심의를 신청한 뒤 계속 심의를 반려당하고 있는 스카이피플이 대표적입니다. '크립토도저'를 선보인 플레이댑 역시 NFT 거래소를 주요 사업모델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주로 게임에서 주목하던 NFT를 다른 디지털 제품으로 확장시키는 사례도 속속 목격되고 있습니다. 주로 예술품 시장을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프로젝트들인데요. 최근에는 뱅크시의 작품을 NFT로 경매에 올리면서 원작을 불태워버리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 뱅크시의 작품은 NFT로만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작품의 입찰가는 1억원을 훌쩍 넘겼다고 합니다.


카카오 '클레이튼'도 NFT를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국내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인, 카카오의 클레이튼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NFT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클레이튼 플랫폼을 통해 '카드'라는 NFT가 발행되고 있는데요. 연예인 포토카드 등을 NFT화 하는 '클립포카'라는 프로젝트도 내부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클레이튼의 NFT 이름은 '카드'다. / 사진=클립 앱
클레이튼의 NFT 이름은 '카드'다. / 사진=클립 앱

클레이튼을 이끌고 있는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디지털 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아트 영역과 메타버스 상의 부동산 등에서도 NFT가 중요한 디지털 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테크B 콘퍼런스에 참여한 한 대표는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화에 최적화 된 플랫폼이며 올해 디지털 자산 기반의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한 원년이라면 내년엔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마이데이터, 데이터 3법 등을 통해 통제권이 개인에게 넘어가기 시작한 데이터가 가장 큰 디지털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 대표의 말처럼 올해가 되면서 NFT가 더 자주 회자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하면 '비트코인'만 알던 사람들도 이제는 '디파이(De-Fi)'도 언급하고, 슬슬 NFT라는 얘기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슬며시 불기 시작한 봄바람 속에 NFT바람도 같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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