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새판 열린다]⑤고팍스
신한은행이 투자...실명계좌 발급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먼저 ISMS 인증 받아
특금법 이후 '프로' 투자자 위한 차별화 서비스 '눈길'

고팍스 /그래픽=디미닛
고팍스 /그래픽=디미닛

오는 25일 개정 특금법이 시행된다. 개정 특금법은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제 내용을 포함한 법으로 그동안 회색지대에서 영업할 수밖에 없었던 국내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준 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전히 '업권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우선 거래소 기준이라도 마련됐다는 점에서 개정 특금법은 가상자산 업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에 달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솎아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에 테크M은 오는 25일 개정 특금법 시행을 맞아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분석하는 특집기사를 준비했다. 특금법 이후 시장을 선도할 가상자산 거래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9개 거래소를 소개한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와 한빗코, 코어닥스와 에이프로빗, 그리고 텐앤텐이 그 주인공이다. <편집자 주>


오는 25일 시행되는 개정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대를 맞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거래소 중 하나는 고팍스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여러 시중은행과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위한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만약 고팍스가 실명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소위 4대 거래소 외에 처음으로 실명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가 된다.

사실 고팍스는 오래전부터 실명계좌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상자산 거래소 중에 유일하게 기존 금융권에서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고팍스의 주요 주주 명단을 보면 신한은행과 신한DS가 눈에 띈다. 금융사가 일찌감치 점찍은 거래소. 고팍스가 특금법 이후가 더 기대되는 거래소로 첫손에 꼽히는 이유다.


미국 명문대 출신이 뭉친 거래소, 신한은행도 투자

고팍스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스트리미가 서비스하는 거래소다. 고팍스가 업계에 알려지면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창업자들의 이력이다. 이준행 대표는 하버드대학교 역사학과 출신이다. 공동창업자인 공윤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스탠포드대학교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이다. 구글 엔지니어로 일한 경력도 있다. 박준상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를 졸업했다. 

창업자들이 모두 미국 명문대학교 출신이라는 이력, 그리고 신한은행과 신한DS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 이 두가지만으로도 고팍스는 업계에서 주목받는 거래소가 되기 충분했다. 그렇게 고팍스는 소위 '4대 거래소'와 견줄 수 있는 유력주자로 끊임없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고팍스의 사업 확장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특히 실명계좌 발급에 애를 먹으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이준행 대표는 이 기간을 '존버'의 기간이라고 표현했다. 정부가 별다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사업을 이끌어야 했다. 


거래소 최초의 ISMS 인증, 실명계좌 발급도 '자신'

그런 '존버'의 시간 속에서도 고팍스는 차분히 미래를 준비했다. 보안에 대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렇게 고팍스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가 됐다. 업비트, 빗썸보다도 ISMS 인증이 빨랐다. 그리고 글로벌 보안 표준인 ISO/IEO 27001도 획득했다. 그렇게 '가장 안전한 거래소'라는 타이틀이 고팍스에 붙었다.

그래서 고팍스는 실명계좌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이미 구체적인 시중은행까지 거론될 정도로 실명계좌 계약에 접근했다. 이준행 대표는 "최초로 ISMS 인증을 받았고, 그동안 보수적으로 거래소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실명계좌 발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파이 소개 이미지 /사진=고팍스 제공
고파이 소개 이미지 /사진=고팍스 제공

이제는 특금법 이후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고팍스가 특금법 이후를 준비하는 서비스는 크게 두가지다.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의 일종인 '고파이'와 전문 트레이더를 위한 '프로마켓'이다. 


가상자산 금융 '고파이', 전문 트레이더 위한 '프로마켓'으로 차별화

지난해말 처음 선보인 '고파이'는 유휴 가상자산을 예치해 예치기간 동안 이자수익을 가상자산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가상자산을 장기로 투자하길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안성맞춤인 서비스다. 출시 3개월이 지난 현재 고파이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가상자산 '베리'를 고파이 상품으로 추가하며 사업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객 니즈 충족을 위해 예치 자산 다양화 및 입출금자유형 상품 출시 준비 등 고파이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전문 트레이더를 위한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고팍스는 지난해 6월 기존 이더리움(ETH) 마켓을 폐지하고 전문 트레이더를 위한 프로(PRO)마켓을 열었다. 지난 10월에는 전문 트레이더들이 다양한 투자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웹소켓 API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준행 대표는 "특히 API 서비스는 주문 거래 효율성이 높아 국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프로마켓 또한 고팍스 전체 거래량의 1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은 전문 트레이더를 위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