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에서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문제는 2018년 8월 처음 불거졌습니다. UN 위원회는 위구르 지역에서 중국 정부가 무슬림을 비롯해 여러 무슬림 단체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구금됐다는 의혹을 포착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다른 나라로 망명한 전직 수감자는 BBC 인터뷰에서 종교를 버리게끔 하는 정신적 학대와 불임 수술같은 육체적 학대가 이루어졌다고 밝혀 중국의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 문제는 국제 사회에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있다는 사실은 2019년 불거진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때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강경한 대응을 취한데 반해, 유럽연합(EU)은 제재를 배제하고 대화를 강조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인권의 대변자를 자처하던 EU 입장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못한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라 평가됐습니다. 중국은 EU에게 중요한 시장인 동시에 주요 투자국입니다. 정치적 이유로 중국에 맞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중국과의 마찰을 피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랬던 EU가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강경하게 바꿨습니다. 현지시간 22일, EU는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 위구르족 탄압과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U 제재이후 미국과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함께 중국 인권 위반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며 "신장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정의를 요구한다"고 밝히며 대중국 제재에 가세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즉각 맞대응했습니다. 같은날 중국은 유럽의회 및 네덜란드 벨기에 리투아니아 의회 의원과 EU 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이 중국 제재를 가한 것은 1989년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중국 천안문 사태 이후 30년만입니다. EU의 제재조치에 미국 등 국가들이 가세하고, 이에 대해 중국 또한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서방 세계와 중국 간의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던 신장 위구르 지역 사태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이번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