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삼성은 괜찮은 거냐"
아버지는 오랜만에 본 아들보다 삼성 걱정이 먼저다. 혹자는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일이 삼성 걱정'이라 하지만, 삼성의 성장을 지켜보며 산업화 시대를 걸어온 아버지 세대에겐 '삼성 걱정이 곧 나라 걱정'이다. 전후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히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세계 '1등'이란 자부심을 심어 준 삼성이 흔들린다는 건 곧 세계 경제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린다는 의미로 비춰지는 모양이다.
이런 '삼성 걱정'을 기성세대의 노파심 만으로 볼 순 없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215만3969명에 달했다. 2019년 말 기준 56만8313명과 비교해 4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로 경제 위기가 닥쳐오자 '삼성 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걸고 투자한 사람이 그만큼 늘어났단 얘기다. 지난 3월17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900여 명의 주주가 몰려 삼성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