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애플과 구글의 차세대 모바일 OS 'iOS 15'와 '안드로이드 12'가 출시된다. 양쪽 모두 큰폭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예정이라 사용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지금까지 공개된 두 모바일 OS의 여러 신규 기능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기능은 '개인정보보호' 강화가 꼽힌다.
모바일 OS 양대산맥
10일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OS 점유율은 지난 5월 기준으로 안드로이드가 72.7%, iOS가 26.5%를 차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바일 OS인 건 맞지만, iOS의 경우 오직 아이폰에서만 쓰인다는 걸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수치다.
이런 iOS와 안드로이드의 진화는 전체 모바일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각 차세대 OS가 강조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 기능의 경우, 그동안 개인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로 성장해 온 온라인 광고 업계를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 4월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이 담긴 iOS 14.5 버전을 내놓은 바 있다. 앱 추적 투명성은 앱을 처음 실행할 때 해당 앱이 사용자의 이용 기록을 추적해도 될 지 묻는 기능이다. 이럴 경우 사용자가 앱 추적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 이용자의 검색 내용이나 앱 이용 기록 등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주로 하던 페이스북 등의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개인정보보호 차별화 나선 애플
애플은 이런 인터넷 광고 업계의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 가을 선보일 iOS 15에서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다.
최근 열린 'WWDC 2021'에서 공개된 iOS 15에선 '앱 프라이버시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는 앱이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종류나 빈도를 사용자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기능이다. 각 앱이 접근한 사용자의 위치정보와 사진, 카메라, 마이크, 알림장 등에 접근 승인을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1주일 단위로 보여준다.
이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싶지 않을 경우 곧바로 데이터 전송을 차단할 수 있다. 앱 추적 투명성이 앱을 처음 실행할 때 일회성으로 차단 여부를 결정한다면, 이번 앱 개인정보보호 리포트는 승인을 한 앱도 계속해서 개인정보 추적 상황을 모니터링 해 언제든 차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iOS 15에선 '메일(Mail)' 앱의 이메일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해 발신자가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보이지 않는 픽셀'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언제 이메일을 열었는지 발신자가 알 수 없게 하고, IP 주소도 가려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과 위치를 파악하는 데 이용할 수 없도록 한다.
'울며 겨자먹기'로 뒤쫓는 구글
구글 역시 개인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는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었다. 계속해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구글 역시 지난 3월 앞으로 자사 웹브라우저 '크롬' 사용자의 인터넷 활동 정보가 담긴 '쿠키'를 분석하거나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글이 올 가을 내놓을 안드로이드 12에서는 '프라이버시 대시보드'가 탑재된다. 이는 어떤 앱이 이용자 위치 정보나 카메라, 마이크 등에 접근했는지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대시보드를 통해 이런 기능들을 승인하거나 취소할 수 있게 된다.
또 앱이 이용자의 카메라나 마이크를 이용하고 있으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아이콘을 표시해 이를 알 수 있게 된다. 빠른 설정 화면에서 이를 못 쓰도록 차단하거나 또는 허용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된다. 또 날씨 앱 등에는 정확한 이용자의 위치 대신 개략적 위치만 알려주도록 선택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된다.
이처럼 안드로이드 역시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만큼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프라이버시 보호에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휴대폰 판매 사이트 셀셀(SellCell)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이폰 사용자 중 92.6%는 안드로이드폰 전환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답이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아이폰의 개인정보보호 기능이었다.
'보안'은 강해졌지만 '연결'은 계속 된다
iOS 15와 안드로이드 12는 프라이버시를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허브' 역할은 더 확대할 전망이다. 두 차세대 OS 모두 차 키 대신 쓸 수 있는 '디지털 키' 기능을 탑재하며, 특히 iOS 15의 경우 집이나 호텔 키,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도 지갑 앱에 넣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애플은 iOS 15를 통해 페이스타임을 '줌'을 대체할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페이스타임 링크를 안드로이드 등 외부 OS에서도 열 수 있게 개방하고, 음악이나 동영상 등 콘텐츠를 같이 감상하는 '쉐어플레이' 기능도 추가한다.
안드로이드 12는 구글 TV 등 안드로이드 TV OS가 탑재된 TV에서는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된다. 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노트북PC '크롬북' 간 연동을 강화해 크롬북에서 스마트폰 설정을 조절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고 답장을 쓰는 등의 기능도 도입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