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와 손잡고 기술·컨설팅 등 지원
잠재 고객-성장 도우미 '상부상조'

/사진=AWS 온라인 브리핑 캡쳐
/사진=AWS 온라인 브리핑 캡쳐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세미나 하나가 사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비대면 수면 관리 솔루션을 개발 중인 '에이슬립'의 이동헌 대표는 스타트업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돈'과 '사람'을 꼽았다. 다행히 카카오벤처스 등 국내 유수 벤처캐피탈(VC)로부터 사업의 가능성을 인정 받은 에이슬립은 지난해 10월 3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고 다시 6개월 만에 20억원의 시리즈A 투자까지 유치하며 '돈'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사람'은 여전히 문제였다.

이 대표는 "우수한 인력의 경우 도전적인 일에 뛰어들기 전에 이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며 "스타트업은 자금의 한계 때문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게 사실 상 불가능해 동기 부여를 통해 데려와야 하는 데, 여기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사업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사람을 뽑지 못해 급급하던 이 대표는 AWS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개최한 세미나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단초를 찾는다. 바로 사람을 뽑기 이전에 '기업문화'부터 명확히 설정하라는 조언이었다. 이를 실천한 에이슬립은 현재 23명으로 팀을 확장했고, 국내 대기업들과 공식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는 등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필요에 따라 급하게 사람을 모을 때와 기업문화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사람을 데려왔을 때 차이가 엄청났다"며 "기업문화를 설정하는 데 시간은 걸렸지만 이루 동기 부여가 된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VC 추천 받아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 지원

21일 AWS는 온라인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자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초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한 '쿠팡'과 소프트뱅크의 2조원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 등 'K-스타트업'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올 1분기에만 스타트업에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는 등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될 성부른 떡잎'을 찾기 위한 초기 투자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AWS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AWS코리아는 스타트업 창업가나 투자자 출신으로 이뤄진 자체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본사와 협업해 여러 VC들이 추천한 스타트업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카카오벤처스 등 유명 VC들과 협업해 24곳의 스타트업에 AWS 크레딧을 포함한 컨설팅 혜택을 제공했고, 앞서 소개한 에이슬립도 이런 프로그램에 도움을 받은 사례다.

이기혁 AWS코리아 스타트업에코시스템 총괄 
이기혁 AWS코리아 스타트업에코시스템 총괄 

이밖에도 AWS는 국내외 VC와 엑셀러레이터, 정부 부처, 스타트업 지원기관, 대학 내 창업보육기관 등과 손잡고 초기 스타트업의 기술 및 보안 고도화와 비용 최적화, 조직 문화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및 투자 유치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기혁 AWS코리아 스타트업에코시스템 총괄은 "초기 스타트업은 최소기능제품(MVP)를 빨리 개발해야 하는 데 이를 위해 외부 솔루션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위해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케이스가 많아 AWS에서는 액티베이트 크레딧을 지원해 시장에 빨리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기술 문제 해결사로 나선 AWS

AWS에게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은 미래에 중요한 고객이 될 후보들이다. 초기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AWS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업 초기부터 '락인'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스타트업이 '쿠팡'이나 '배달의민족'과 같은 서비스로 성장했을 때 AWS가 거둘 수 있는 과실은 큰 것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AWS와 함께 시작하는 것이 여러 도움이 된다. 사업이 성장 궤도에 올랐을 때 발생하는 여러 기술적 문제를 AWS의 지원을 받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AWS 스타트업 조직의 기술 전문가들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 'WAR(The Well Architected Review)'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AWS 온라인 브리핑 캡쳐
/사진=AWS 온라인 브리핑 캡쳐

실제 투자 유치 이후 고객 확대에 따른 보안 대응에 대해 고민하던 커머스 플랫폼 '소셜빈'은 AWS 전문가들의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AWS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 하면서 서비스 운영과 관리에 드는 시간적 비용을 절감하기도 했다. 또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 '웨이브'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증한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앱 다운 등 서비스 운영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다 긴급히 AWS의 지원을 받아 해소한 사례로 소개됐다.

박산하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갑작스런 IT 이슈 대응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사실상 자체 해결은 어렵고 AWS와 같은 효과적인 외부 솔루션을 통해 이런 일들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해외진출·투자유치 '지원사격'

초기 스타트업들은 기술적 지원 외에도 수백만 기업 고객 및 글로벌 VC와 연결된 AWS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 회사 홍보 등에 있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AWS 온라인 브리핑 캡쳐
/사진=AWS 온라인 브리핑 캡쳐

이기혁 총괄은 "많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의 투자를 받고 싶어 한다"며 "본사 차원에서 이 액셀러레이터와 협력하고 있어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VC로부터 100여개 스타트업을 추천 받아 영문 IR, 피칭 등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지분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쿼타북'이 입주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괄은 또 "당근마켓이 성장 단계에 있던 지난 2019년 해외 진출에 대한 니즈가 있어 AWS 본사 PR 마케팅 조직과 접촉해 공식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다"며 "회사와 함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인터뷰 등이 AWS 공식 블로그에 소개되면서 해외 VC나 파트너를 처음 만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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