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승세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28일 일일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돌파했다. 일주일 전보다 약 3배 이상 상승한 모습이다. 반면 업비트를 포함해 3대 거래소로 불리는 빗썸과 코인원은 비트코인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일일 거래대금 상승폭이 2배에도 미치지 못했다.
개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기한이 두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일일 거래대금 1위 거래소인 업비트로 모이는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에 업계 전문가들은 경쟁 시장에서 이용자들이 편한 서비스를 찾아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쏠림 현상 심화로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이용자 후생은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비트코인 4600만원...업비트 일일 거래대금 전주比 200% 상승
28일 비트코인 가격은 전주 대비 약 31% 상승한 46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업비트 일일 거래대금은 약 10조5000억원으로 전주 대비 200% 이상 상승했다. 반면 빗썸은 1조2779억원으로 전주 대비 약 46% 상승, 코인원은 3116억원으로 전주 대비 약 20% 상승하는데 그쳤다.
특히 업비트가 일일 거래대금 10조원대을 기록했던 지난 5월 29일 빗썸이 2조원대, 코인원이 790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소위 가상자산 불장이라 불리던 지난 3월에도 업비트가 10조원대 내외 일일 거래대금을 달성했을때, 빗썸도 2조원대 거래 대금을 보인 바 있다.
이용자 수에서도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상승세가 시작된 지난 21일 업비트 일간 활성 사용자수는 250만명을 기록했다. 빗썸은 51만명, 코인원은 17만명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업비트가 케이뱅크를 통해 실명계좌를 확보한 점을 꼽는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부터 이체한도 증액까지 모두 가능하다.
올해 초 가상자산 불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업비트와 케이뱅크가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공급하는 농협은행과 신한은행도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태생이 비대면인 케이뱅크의 서비스에는 못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 제거하고 경쟁할 수 있는 판 깔아야
이같은 업비트 쏠림현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적절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쏠림 현상은 어느 시장에서든 안 좋다"며 "건전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할 업체가 많아지려면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내주고 적절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인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규제한다고 나서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일일 거래대금이 많은 업비트를 그나마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일이 다가오면서 이같은 경향이 더 강화되는 것 같다"며 "정부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판을 까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난 27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가상자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며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야당과 합의해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소위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은 8~9월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회부될 전망이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
- 금융위 컨설팅 어땠나..."우호적 분위기" 속 거래소 의견도 수렴
- 하락장에 코인 투자자들 코스피·코스닥으로 갔나...거래량 급감
- 코인 거래소 '생존룰' 살펴보니..."증권사 수준 투자 없이 영업 어렵다"
- 4대 가상자산 거래소, 금융위 컨설팅 마무리...사업자 신고는 아직
- 김병욱 의원, "거래소 신고, 기간 연장보단 업권법 통한 불확실성 제거가 중요"
- '코인 리포트' 낸 자본시장연구원..."발행목적과 상관 없더라"
- 두나무, '올바른 디지털 자산 투자' 캠페인....남궁민 모델로 발탁
- 업비트, 올림픽 기념 NFT 발행한다...10일 선착순 2020명에 지급
- 빗썸 상반기 매출 6087억원, 전년比 6배 이상 '껑충'...순이익은 6033억원
- 업계 "6개월 연장해야" vs. 당국 "시간 충분히 줬다"…특금법 신고기간 연장 이견
- 업비트 "미성년 가입자 없다...만 19세 회원은 약 6만명"
- 케이뱅크 앱 로그인 먹통...업비트 신규 상장에 이용자 몰렸나
- 케이뱅크 이어 BC카드와도 손잡는 두나무...두나무-KT 밀월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