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규제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양산되는 측면에서 국회가 반성할 측면이 있다. 시행령이나 규칙에 넣어도 될 정도를 법안에 넣어달라는 곳이 많아 규제가 양산되는 경우가 많다"

27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최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74회 굿인터넷클럽'에서 진성오 보좌관(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은 이같이 말했다. 국회 내에서 규제 법안이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굿인터넷클럽은 '여의도에서 생각하는 디지털의 미래'을 주제로 국회 보좌진들이 모여 디지털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진성오 보좌관, 이도경 보좌관(국회 문체위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과 더불어 박지현 비서관(국회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실), 이혜인 비서관(국회 행안위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이 패널로 참석, 윤혜정 이화여대 교수가 진행을 맡았다. 


양산되는 ICT 규제 법안...신산업 못따라 간다

이날 이인혜 비서관은 21대 국회 ICT 관련 법안중 73% 규제법안이라는 연구결과에 대해 "민간업계에서 국회가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거다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았다"면서도 "국회에서 법안 심의 순서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이 없어 중요한 법안들이 후순위로 밀리거나 시끄러운 법안들은 처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말이 규제 개혁이지 구산업과 신산업을 조율하는 것"이라며 "신산업에 대한 의지나 결단력이 없다보니 다 숨는 것이고, 표 계산하면서 목소리 큰쪽을 쫓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도경 보좌관도 "진흥 법안보다 규제 법안이 만들기 쉽다"며 "그래서 쉬운 규제 법안이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산업 진흥 법안은 만들기 어려운데, 의원들의 법안 독촉은 계속되기 때문에 규제 법안이 쉽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 이도경 보좌관은 게임산업을 예로 들며 규제가 산업변화를 못따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산업을 바로 게임산업 법안에 녹여내지 못한다"면서 "특히 블록체인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선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조건 블록체인 게임을 허가해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을 내어주지 않을거면 명확한 이유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산업에 대해 행정부와 국회가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CT 법안, 글로벌·자율·밸류프리 관점으로 입법돼야

박지현 비서관은 ICT 법안 입법시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할 점으로 국내외 산업 생태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ICT 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국가 장벽을 낮기 때문이다. 그는 "ICT에서 가장 필요한게 무엇인지 국내외 생태계를 살피면서 신중하게 입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혜인 비서관과 진성호 보좌관은 민간 업계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과도한 간섭은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이혜인 비서관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 서버를 질병청이 운영해 문제가 생겼다가 민간에 도움을 요청해 문제를 해결했다"며 해당 산업 분야에 있어서 민간의 자율성을 정부부처가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 보좌관은 "디지털 분야에선 먼저 '두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제가 붉어졌다고 곧바로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업계 대응, 시장 반응, 소비자 반응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산업의 흐름을 제도가 따라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보좌관은 "게임이나 e스포츠 정책을 다룰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 편"이라며 "정치색 없이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 게임과 e스포츠 강대국이라고 하지만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며 "여기에 대해서만큼은 정치색을 가지지 말고 산업 자체의 성장을 위해 법안 정책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CT 산업에서는 밸류프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보좌진들은 업계와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당부했다. 이혜인 비서관은 "IT업계 분들이 국회에 많이 찾아와 국회 내 인식을 바꿔주시고, 직접적인 플레이어가 되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보좌관 역시 "지난 2월 게이머들의 단일화된 큰 목소리가 나왔다"며 "정치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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