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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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다양한 대외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IT서비스 업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IT 투자가 위축되며 수익성 악화를 겪었지만, 이후 사회 각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IT서비스 기업들은 더 이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전산실'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


LG CNS '마이데이터' 생태계 주도한다

LG CNS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코로나 시국에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실적 성장 비결로 클라우드,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전환 신기술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점을 꼽고 있다.

이런 기술력에 기반한 신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신사업 중 하나가 데이터 사업이다. LG CNS는 이달 초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 본허가를 취득하고 외부 기업과 제휴에 나서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LG CNS는 주로 금융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사업자들과 달리 플랫폼 기반의 '데이터 관리업'과 '데이터 중개업' 형태의 B2B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추진한다.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최소한의 투자로 고객을 360도로 분석한 마이데이터를 제공해 개인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것.

(왼쪽부터)LG CNS 김은생 부사장, GC녹십자헬스케어 안효조 대표이사, LG유플러스 박종욱 전무가 마이데이터 공동사업 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LG CNS 제공
(왼쪽부터)LG CNS 김은생 부사장, GC녹십자헬스케어 안효조 대표이사, LG유플러스 박종욱 전무가 마이데이터 공동사업 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LG CNS 제공

30일 LG CNS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첫 파트너로 LG유플러스와 GC녹십자헬스케어와 손을 잡았다. 이들 3사는 '금융+헬스케어+통신' 분야 마이데이터 결합 서비스 '라이프 매니징' 개발에 나선다. 라이프 매니징은 고객 동의 하에 각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와 생활 목표 관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LG CNS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여행, 자기계발 등 생활 주제의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한다. 유통, 교통, 숙박 등 고객 생활 전반에 관련된 여러 기업들이 제휴 대상이다. 또 다양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 간의 '데이터 얼라이언스' 결성 작업도 시작한다. 

LG CNS 마이데이터사업추진단 이관복 단장은 "IT 전문성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대한 고객의 주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며 "고객이 마이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데이터와 서비스를 계속해서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SK㈜ C&C, AI 기반 헬스케어 사업 성과

SK㈜ C&C는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에서도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SK㈜ C&C는 최근 녹십자홀딩스(GC)와 'AI 기반 종합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을 위한 개념정의(PoC)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녹십자그룹 산하 계열사에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된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두 회사는 클라우드형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표준 의료데이터를 분석 및 매핑하고, 국내외 의료 빅데이터 기반의 AI 융합 분석 활동 등을 수행한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향후 GC 산하 전 계열사 대상 디지털 전환을 검토할 예정이다.

/사진=SK㈜ C&C
/사진=SK㈜ C&C

SK㈜ C&C는 헬스케어 분야 자체 솔루션 개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뇌출혈 진단 보조 AI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Medical Insight+ Brain Hemorrhage)'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AI 뇌출혈 진단 의료기기가 식약처 의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 C&C는 서울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의료원은 물론 국내 주요 상급종합병원들과도 솔루션 도입을 논의 중이며, 종합병원 응급실, 영상의학과, 검진센터 대상으로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무인편의점' 두고 신세계I&C-롯데정보통신 자존심 대결

유통가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 계열 IT서비스 업체인 신세계I&C와 롯데정보통신은 팬데믹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는 무인매장 시장을 나란히 새 먹거리로 지목하고 경쟁 중이다.

신세계I&C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손잡고 '한국형 완전무인매장' 기술 표준을 위한 실증매장을 코엑스 스타필드에 열었다. 이 매장은 AI와 컴퓨터 비전 등 다양한 기술을 집약해 자동결제 기술을 구현하고, 라이다(LiDAR) 센서, 자동학습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인게 특징이다. 매장에는 소비자와 대화하며 점원을 대체하는 AI 음성 챗봇이 설치됐으며, 1개의 QR코드로 최대 4인까지 동반입장이 가능한 기술도 최초로 구현됐다.

신세계아이앤씨-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 인공지능(AI)음성 챗봇 스파로스/사진=신세계아이앤씨 제공
신세계아이앤씨-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 인공지능(AI)음성 챗봇 스파로스/사진=신세계아이앤씨 제공

신세계아이앤씨는 편의점 이마트24, CU와 손잡고 일반 소비자들 대상으로 비대면 주류 판매 기술도 선보였다. 회사 측은 이 사업을 위해 정부 규제 샌드박스 실증 규제 특례 승인 허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신세계아이앤씨는 AI 비전, 무게센서 기술 등이 적용된 '스파로스 스마트선반'을 이마트24 본점과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 등에 설치했다. 이는 소비자가 본인 인증 후에 문을 열어 주류 상품을 선택한 후, 문을 닫으면 상품과 가격정보를 인식해 자동으로 결제되는 스마트리테일 솔루션이다.

롯데정보통신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가산동 본사 사옥 내 무인자동화 편의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 출입구에서는 목소리나 제스처를 학습해 실제 사람처럼 말하는 'AI 휴먼'이 소비자를 응대한다.

매장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쇼핑한 후 그대로 들고 나오기만 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비전앤픽(Vision & Pick)' 기술을 구현했다. 아마존의 자동 결제 기술인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과 같은 형태지만, 오직 카메라만을 활용해 비전기술을 구현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사진=롯데정보통신
 /사진=롯데정보통신

소비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직접 스캔해 결제할 수 있는 '스캔앤고(Scan & Go)'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고객은 줄서서 결제를 기다릴 필요 없이 모바일로 손쉽게 쇼핑을 마칠 수 있다. 또 얼굴을 인식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안면결제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번 매장 운영을 통해 다양한 자사 기술을 상용화 하고, 향후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소형 유통 점포로 무인화 기술을 실제 적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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