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비스가 중단된 '타다 베이직' 모습 /사진=VCNC
현재 서비스가 중단된 '타다 베이직' 모습 /사진=VCNC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품에 안긴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가 지난해 제도적 벽에 가로막혀 좌초된 간판 서비스 '타다 베이직' 부활을 노린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 VCNC는 연내 대형승합 차량을 기반으로 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일 VCNC 인수 계획을 발표한 토스는 이르면 10월 주식인수계약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 새롭게 리뉴얼 한 타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금융 슈퍼앱 '토스' 손잡고 부활 노리는 '타다 베이직'

타다는 지난 2018년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선보이며 택시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타다는 출시 9개월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택시 업계의 강한 반발로 흔들리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3월 국회에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결국 사업을 접었다.

타다는 플랫폼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 '타다 프리미엄' 등의 서비스로 명맥을 이어왔으나, 타다 금지법 통과 이후 모빌리티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려 타다 베이직과 같은 인기를 재현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타다는 택시회사들이 호출이 몰리는 카카오모빌리티 쪽으로 돌아서면서 가맹사를 모집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대리사업도 서비스 시작 10개월 만인 지난 7월 철수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부할한 '타다 라이트'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 /사진=김경영 기자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부할한 '타다 라이트'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 /사진=김경영 기자

올해 연이은 적자로 사업 확장에 부침을 겪던 타다는 최근 토스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어 부활을 노리고 있다. 타다는 토스의 60% 지분 확보를 통해 약 6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마련할 역전의 카드는 '타다 베이직'의 부활이다. 타다는 지난주 타다 대형승합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기사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니발, 스타리아 등 대형 차량으로 다시 한 번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게 목표다.

다만 타다는 과거 타다 베이직과는 다른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타다 베이직은 렌터카 운전자 알선 예외조항을 근거로 운영됐으나, 타다 금지법 이후 기존 형태의 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대신 타다는 택시회사의 대형면허를 획득하거나 개인택시 기사들과 손을 잡는 방식으로 서비스 운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승합 원조 타다, 모빌리티 시장 판도 바꿀까

타다는 대형승합 모빌리티 서비스 출시와 함께 타다와의 시너지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월 활성사용자가 1400만명에 달하는 '금융 슈퍼앱' 토스와 타다의 호출, 결제 등을 연계할 경우 높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독 서비스 '토스프라임' 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높은 가맹 수수료와 콜 몰아주기 논란 등으로 택시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은 타다에게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타다는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개봉을 앞두고 재조명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타다는 타다 베이직으로 쌓은 대형승합 서비스 인지도를 활용해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경쟁을 위해 택시업계에 차량 구매 지원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등 전방위 확장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지난해 서비스 중단 전 '타다 베이직' 차량 모습 / 사진 = 남도영 기자
지난해 서비스 중단 전 '타다 베이직' 차량 모습 / 사진 = 남도영 기자

토스 관계자는 "기존에 타다 베이직 통해서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 바 있다"며 "앞서 출시를 예고한 서비스에서도 이같은 경험을 그대로 살리고, 기사님들에게도 좋은 조건 제시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타다 관계자는 "기사를 모집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카카오모빌리티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카카오  T 벤티' '아이엠택시' 등 유사한 대형승합 모빌리티 서비스가 이미 시장에 나와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의 차두원 소장은 "대형 모빌리티 서비스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예전에 대형 택시 시장을 독점하던 때와는 달리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 업체들이 있어 차별점을 찾아서 부활시키지 않으면 원 오브 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타다 입장에선 개인이 대형택시를 가지고 타다에 들어오는 것이 가장 편할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처럼 택시 회사를 사서 자회사를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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