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클라우드 시장의 후발주자로 꼽히는 오라클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워 주목된다.

로스 브라운(Ross Brown)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20일 열린 오라클 멀티클라우드 시장 전략 미디어 세션에서 "멀티 클라우드는 뉴노멀"이라며 "오라클은 클라우드에서 외부로 나가는 전송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춰 안정적인 상호 연동과 동시에 경제성도 갖췄다"라고 밝혔다.

브라운 부사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네트워크 비용을 협상할 때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볼륨에 따라 비용이 굉장히 달라진다"며 "우리 조사에 따르면 오라클이 87%에서 최대 95%까지 저렴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AWS, 애저, 구글은 미국보다 한국에서 가격이 높다"며 "서버와 소프트웨어는 동일하지만 이들 회사의 클라우드를 구동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라클은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구축해 미국이든 한국이든 가격이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오라클, 대세 '멀티 클라우드'에 올인

소프트웨어 업체 플렉세라(Flexera Software)가 발간한 연간 산업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92%가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18년 기업 멀티 클라우드 채택율이 81%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멀티 클라우드는 특정 클라우드 환경에 종속되지 않는 IT 환경을 구축할 수 있고, 특정 클라우드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등 각 서비스들의 장점을 취합할 수 있다는 것이 멀티 클라우드의 강점으로 꼽힌다.

오라클은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를 메인 클라우드로 활용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 선택지를 제공하고, 타사와의 협력을 통해 질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라클은 지난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각자의 데이터센터를 연동한 바 있다.

또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연동되는 리전은 계속 많아지고 있고 현지에서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로컬 커넥션이 가능한 리전 숫자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리전은 아직 기술적인 문제로 후보에 들어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네트워크 비용 경쟁사보다 저렴" 어필

오라클은 멀티 클라우드를 클라우드 사업 확대의 기회로 보고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가격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브라운 부사장은 오라클이 멀티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사를 이기기 위한 두 가지 전략을 내세웠다. 한 가지는 데이터를 다른 클라우드로 전송하는 네트워크 비용을 저렴하게 책정한 점이다.

브라운 부사장은 "타사 서비스는 처음부터 대규모 주문을 해야 가격이 저렴해지기 때문에 고객이 자금을 조달해주는 격이 된다"며 "오라클은 대량 주문이 필요없고 지불한 금액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필요가 없는 정교한 마진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이전 과정의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도 강조했다. 브라운 부사장은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 할 때 오라클 직원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마이그레이션 비용을 청구하며 비즈니스를 꾸려가는 타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엔터프라이즈급에 필요한 로그인, 보안,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등의 요소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며 "고객이 허용하기 전까지 외부의 애플리케이션 접근을 원천 차단하고 보안 이슈를 탐지하는 기능도 처음부터 자동으로 활성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