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 사진 = 한컴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 사진 = 한컴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가상자산 '아로와나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그룹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정하며 오히려 그간 제보자가 거액의 대가를 요구하며 협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26일 한컴그룹은 전날 JTBC 보도에 대해 "해당 뉴스에 보도된 녹취록과 제보 내용은 제보자가 자신의 의도에 따라 편집하거나 왜곡한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JTBC는 지난 4월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의 토큰 발행사의 실소유주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며,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려 한 정황이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보도에는 김 회장이 "아로와나 소유가 나다, 이렇게 이면계약이 돼 있지", "우리가 이제 비자금을 만들어서 예를 들면 한 500만개씩 10명에게 줘서 돈을 만드는 방법, 이것도 OOO하고 상의를 해"라고 발언한 음성 녹취 내용이 공개됐다.

한컴그룹의 투자를 받은 '아로와나테크'가 발행한 아로와나토큰은 이른바 '한컴코인'으로 불리며 지난 4월20일 상장일에 50원에 거래를 시작해 30분 만에 1000배 이상 폭등하며 이목을 끌었다. 한컴그룹은 토큰 상장 이후 아로와나테크가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받자 국내에 신규 운영법인 '아로와나허브'를 설립하고 금 거래소 서비스를 서둘러 오픈하는 등 아로와나토큰에 대한 의혹 해소를 위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보도에 다르면 김상철 회장은 지난 1월 초대 대표이사 윤모 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아로와나테크 주식 100%를 담보로 잡는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아로와나테크를 소유하고, 아로와나토큰을 통해 비자금 조성에 나섰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컴 측은 "제보자가 제공했다는 녹취록에 등장하는 한컴 회장의 해당 발언은 한컴위드가 주체가 된 것이 아닌 해외법인을 통해 토큰을 발행하였기 때문에 이를 '이면계약'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라며 "한컴그룹의 지주사인 한컴위드가 운영한다는 것을 오너의 입장에서 '소유'라는 표현을 썼던 것일 뿐 실질적으로 한컴 회장의 개인 회사라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1000만 원 계약 부분은 회사 인수를 위한 초기 실무 단계에서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해 윤성호에게 대여한 정상적인 거래"라며 "주식근질권설정계약서는 금전소비대차에 따른 통상적이고 형식적인 담보계약으로, 형식과 내용은 표준 포맷에 따라 작성한 것으로 모두가 한컴그룹이 주체가 되어 행하여진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한컴 측은 김 회장의 비자금 언급과 관련해선 "토큰 운영 및 서비스 개발 자금 충당을 위해 국내에서 거래소를 통해 정상적으로 토큰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찾던 중 '현금'을 '비자금'으로 잘못 표현했을 뿐"이라며 "실제로 아로와나토큰의 현금화를 통해 한컴그룹이나 임직원이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조성하려 시도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컴은 녹취를 제공한 제보자가 그간 거액을 요구하며 협박을 해왔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악의적 폭로를 한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한컴은 "제보자는 김상철 회장과의 대화를 자신의 의도에 따라 편집하거나 왜곡하여 이를 제시하면서 외부에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금년 5월부터 최근까지 거액에 상당하는 토큰을 한컴그룹에 요구해왔다"며 "당사는 이와 같은 제보자의 불법적인 요구에 일체 응하지 않았고, 그러자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컴 측은 "제보자의 공갈미수 범죄에 대한 고소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고, 며칠 내로 수사관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한컴그룹은 회사의 이름을 걸고 아로와나토큰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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