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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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의 '다운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세계 1위 삼성전자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전 세대 보다 1.3배 빠른 'LPDDR5X' 개발

9일 삼성전자는 'LPDDR5X (Low Power Double Data Rate 5X)'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14나노 LPDDR5X는 한층 향상된 속도·용량·절전 특성으로 5G,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래 첨단 산업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이다.

LPDDR5X의 동작 속도는 현존하는 모바일 D램 중 가장 빠른 최대 8.5Gbps로 이전 세대 제품인 LPDDR5의 동작속도 6.4Gbps 대비 1.3배 빠르다. 또 업계 최선단 14나노 공정을 적용해 소비전력 효율을 약 20%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LPDDR5X의 단일칩 용량을 16Gb으로 개발하고 모바일 D램 단일 패키지 용량을 최대 64GB까지 확대해 고용량 D램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팀 황상준 전무는 "최근 증강현실, 메타버스, AI 등 고속으로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첨단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이번 LPDDR5X를 통해 모바일 시장뿐만 아니라 서버, 오토모티브 시장까지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수요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램 '기술 리더십' 지킨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 8Gb LPDDR5 D램을 개발한데 이어, 이번 업계최초 LPDDR5X 개발을 통해 모바일 D램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능 및 전력 효율 개선을 통해 첨단 모바일 D램 라인업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구축해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업계 최선단 14나노 D램 양산에 돌입했다. 반도체 회로를 보다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 14나노 D램은 업계 최고의 웨이퍼 집적도로 이전 세대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다.

삼성전자 512GB DDR5 /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 512GB DDR5 / 사진 = 삼성전자

삼성은 이번 신규 공장을 최신 'DDR5' D램에 가장 먼저 적용했다. DDR5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DDR4 대비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차세대 D램 규격이다. 삼성 측은 EUV 공정 기술력 기반으로 DDR5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메모리에 AI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PIM'과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CXL' 기반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서비스시스템 개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기존 '저장' 역할을 넘어 데이터 처리의 중심이 되는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예전과 달리 'D램 겨울' 길지 않다

최근 10월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이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4분기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늘면서 덩달아 증가했던 PC와 모바일 기기 수요가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D램 가격 하락 국면에 집입하면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삼성은 5G,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데이터가 폭증하는 첨단 기술 시장을 타깃으로 다변화된 프리미엄 D램 수요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이클 주기가 단축되고 진폭도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존에 주로 PC용에 한정됐던 메모리 반도체 응용처가 다변화되고, 공정 자체가 미세화되면서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2018년 슈퍼사이클 이후 큰 폭의 다운사이클이 왔던 것과 같은 큰 하락세는 보기 어려울 것이란 게 삼성 측의 전망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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