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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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어떨까?"

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콘텐츠 왕국' 디즈니의 모든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어 출시 첫날부터 관련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소문난 잔칫집' 답게 먹거리는 풍부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한국의 문화와 언어가 담긴 '한식' 콘텐츠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디즈니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한국식 '로컬 콘텐츠'를 강조한터라 부족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듯 했다.


'겨울왕국'부터 '어벤저스'까지...풍부한 '먹거리'

디즈니플러스는 소문난 잔칫집 답게 상차림은 풍성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디즈니의 6개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분류했다. 총 1만6000회차 이상의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어벤져스',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글로벌 '팬덤'을 거느린 콘텐츠를 활용해 오직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리지널을 확보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마블 스튜디오의 완다와 비전, 로키, 팔콘과 윈터솔져 ▲스타워즈 시리즈 만달로리안 ▲디즈니와 픽사의 루카 ▲내셔널지오그래픽 고래의 비밀, 그리고 하이스쿨 뮤지컬 등 다양했다.

이 콘텐츠들은 확장된 세계관을 그린다는 점에서 디즈니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들이다. 일례로, 완다와 비전은 내년 개봉 예정인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와 연관성을 지니고 있어 마블 팬이라면 숨겨진 '떡밥'을 찾아내기 위해서라도 감상할 수 밖에 없다. 같은 이유로 겨울왕국 팬이라면 '올라프의 탄생',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를 놓칠 수 없다.  

더불어 '컬렉션'과 '아이맥스 비율 시청' 등 감질맛 나는 재미도 더했다. '컬렉션'은 하나의 콘텐츠 브랜드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추천 모음이다. 예를 들면, '어벤져스 컬렉션'에서는 '슈퍼히어로 군단의 비밀' 등 마블 스튜디오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와 어벤져스 영화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토이스토리' '엑스맨' '뮤지컬' '혹성탈출' 등 다양한 컬렉션이 있다. 

더불어 영화 '블랙 위도우', '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은 아이맥스 화면 비율로 시청 가능하다. 아이맥스 화면은 일반 화면보다 26% 더 넓은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영화 제작자들이 그려낸 영상을 더욱 제대로 느낄 수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사진=이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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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오리지널'에 안맞는 '자막'...'한식'도 아직 부족

디즈니 '팬덤'이 아닌 일반 한국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한식' 콘텐츠는 다소 부족했다. 디즈니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무기로 '로컬 콘텐츠'를 꼽은 바 있다.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은 "한국 콘텐츠는 탁월하고 매력적"이라며 "한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향후 몇 년 간 대대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디즈니는 '스타' 브랜드를 새롭게 내세웠다. 이 브랜드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아 팬덤을 형성한 콘텐츠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론칭한 것이다. 현재 '워킹데드' '모던 패밀리' '위기의 주부들' '크리미널 마인드' '킹스맨' '엑스맨' 등 다양한 콘텐츠가 스타 브랜드로 묶였다.

현지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로컬 콘텐츠'도 스타 브랜드 아래로 묶이지만, 현재 공개된 한국 콘텐츠는 17편에 그친다. 그마저도 JTBC와 채널A에서 방영된 구작 콘텐츠 위주다. '스카이캐슬' '부부의세계' '괴물' '미스티' '하트시그널' '아는형님' 등의 콘텐츠가 있다. 굳이 디즈니플러스를 택하지 않더라도 넷플릭스, 티빙, 왓챠 등 다른 OTT에서도 감상이 가능한 작품들이 대다수인 것.

디즈니가 야심차게 준비했다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도 단 하나에 불과하다. 디즈니는 2023년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러한 목표 도달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현재 오리지널 콘텐츠로는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스핀오프 콘텐츠인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이 유일하게 공개돼있다. 

더불어 자막과 오디오 설정 등에서도 한국 이용자 맞춤 환경 구현엔 다소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디즈니플러스 평가란에 "새로 번역한 것은 자막 싱크가 안 맞거나 과도하게 축약한 것이 있다", "한국어 자막 제공이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자막이 있어도 퀄리티가 떨어져서 있으나 마나다", "구글 번역기로 돌린 것 같다"고 지적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디즈니플러스. /사진=디즈니플러스 제공
디즈니플러스. /사진=디즈니플러스 제공

 


아쉬움은 잠시뿐일까? '블랙핑크'부터 '강다니엘'까지 빨리 와라

그러나 아쉬움은 잠시 뿐일수도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외에도 다양한 한식 콘텐츠를 추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하며 자막과 재생 환경 등도 보완해 나갈 전망이다.

현재 확정된 작품 라인업에는 ▲설강화 ▲블랙핑크: 더 무비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 ▲무빙 등이 있다. 블랙핑크, 한효주, 조인성, 강다니엘 등 한류 스타를 대거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설강화는 배우 정해인과 블랙핑크의 지수가 출연한다. 2019년 흥행 드라마 '스카이캐슬' 제작진이 팀을 이뤄 선보이는 로맨틱 멜로 드라마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 JTBC스튜디오 등 국내 제작사가 만들며, JTBC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동시 방영된다. 디지털 콘텐츠 전문 투자배급사인 'KT 알파'가 배급하는 블랙핑크 데뷔 5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도 공개가 예정돼 있다. 

에이스팩토리가 제작하는 '그리드'는 '비밀의 숲'으로 많은 수상 경력을 보유한 이수연 작가가 집필한 새로운 미스터리 스릴러다. 배우 서강준과 이시영이 출연을 확정했다. 아크미디어가 제작하는 '키스 식스 센스'도 있다. 키스를 하면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여자의 재기 발랄한 직장 로맨스 드라마로, 동명 인기 웹소설 원작으로 한다. 윤계상과 서지혜, 김지석이 출연한다.

'너와 나의 경찰수업'은 경찰 대학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도전을 담은 드라마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데뷔한 인기 한류 스타 '강다니엘'의 첫 주연작으로 화제가 됐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액션 히어로 스릴러 '무빙'도 라인업을 확정했다. 한효주, 조인성 등 탄탄한 라인업을 갖췄다. 

두 작품은 국내 제작사 NEW가 직접 제작하고 디즈니플러스에 공급하는 것이다. 디즈니는 지난 4월 NEW(스튜디오앤뉴)에 660억원을 투자하고 5년간 매년 1편 이상의 콘텐츠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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