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애니 자료 취합
앱애니 자료 취합

 

네이버 웹툰이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괄목할 만한 수익을 내고 있다. 일본에선 카카오 '픽코마'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동남아 시장에선 여전히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 동남아 시장은 한국 콘텐츠 수요가 많고, 종이 만화의 디지털 전환이 속속 이뤄지고 있어 성장 잠재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14일 앱 사용 데이터 분석업체 앱애니 '2022년 모바일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가 동남아시아에서 서비스하는 라인웹툰이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에서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앱 시장에서 소비자 지출 순위를 추산한 결과, 인도네시아(3위), 태국(8위), 대만(10위) 등으로 집계됐다. 웹툰 플랫폼으로만 계산하면 세 국가 모두 1위다.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라인웹툰의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에서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200만을 넘는다. 세부적으론 인도네시아 MAU는 690만을 달성했으며, 태국과 대만에서는 각각 350만과 150만에 이른다. 탄탄한 사용자 규모를 기반으로 '완결보기(Daily Pass)’와 ‘미리보기(Fast pass)’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하면서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는 네이버 입장에선 특히나 고무적이다. '안방' 일본에서 카카오 픽코마에 웹툰 1위 자리를 내주며 체면을 구겼는데, 이를 만회할 수 있는 탓이다. 일본 웹툰 시장에서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던 라인망가는 2020년 하반기 픽코마에 1위 자리를 내줬다. 8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국민 메신저' 라인을 손에 쥐고도 일본 내 변변한 플랫폼 하나 없는 카카오에 밀리자 충격파가 상당했다.

더불어 동남아시아는 카카오가 전략 시장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사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카카오웹툰'을 출시했는데,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인 국가가 바로 태국과 대만이다. 카카오엔터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카카오엔터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카카오웹툰을 출시하기 위해 작업에 한창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존심을 걸고 동남아시아에서 경쟁하는 이유는 웹툰 시장의 성장 잠재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태국의 전자책시장 규모는 연평균 13.6%씩 성장해 2022년에는 1억4800만 달러(약 175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만 웹툰 시장은 1100만(약 13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태국보다 작지만, 중국 진출의 성공 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전략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총 인구 수가 2억7000만여 명에 달하는 만큼 동남아 지역의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동남아 시장에서 확고한 1위로 자리매김하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반면, 카카오로서는 뼈아픈 지점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시한 카카오웹툰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탓이다. 더불어 카카오웹툰이 해외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해 도입한 역동적인 이용자환경·인터페이스(UX·UI)가 국내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어서, 카카오로서는 글로벌 사업 성과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카카오웹툰은 기존 '다음웹툰'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며 출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변화한 UX·UI와 과금정책에 많은 이용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누적된 불만이 해결되지 못하자 이용자 이탈로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카카오웹툰 MAU(iOS+안드로이드)는 206만이다. 카카오웹툰 출시 직후인 지난 8월(387만)과 비교하면 50% 가량 이용자가 빠졌다.

이에 동남아시아 시장을 둘러싼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은 향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그룹인 '엠텍'에 투자를 집행하는 등 동남아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투자한 콘텐츠퍼스트의 태피툰(Tappytoon)도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카카오엔터의 '카카오웹툰' 띄우기는 앞으로도 더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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