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임인년 첫달, 비트코인 가격이 한달새 10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발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에 대한 우려로 가상자산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것. 특히 비트코인은 지난달 4000만원선 붕괴를 위협받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반등을 시작, 9일 연속 양봉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더리움과 리플을 비롯한 가상자산들 역시 지난달 내내 비트코인 가격 흐름을 따랐다. 


한달새 1000만원 빠진 비트코인...반등세 이어갈까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16.76% 하락한 개당 4726만6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일 57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에 비해 1000만원 가까이 빠진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들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물론 첫 기준금리 인상 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게 적절하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경제, 고용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더 일찍 혹은 더 빠른 속도로 인상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위원들이 대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적시했다.

FOMC 위원들은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연준의 자산규모를 줄이는 양적긴축을 통해 유동성을 더 많이 회수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8조3000억달러(약 9961조6600억원)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몇달 내 개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됨에 따라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새 300만원 이상 하락해 5300만원대에 거래됐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가격이 반등하기도 했지만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온라인 행사에서 올해 3월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연내 최대 4회까지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전망했던 것보다 물가상승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통화정책의 긴축은 불가피하다"며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 수요를 억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같은날 라엘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금리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이 "미국 연준은 올해 6~7회 금리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1일 하루새 500만원 가까이 빠지면서 가격이 완전히 무너졌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9일 연속 양봉을 기록했다.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꾸준히 상승해 4700만원대를 회복한 것. 다만 여전히 지난달 1일에 비해 가격이 1000만원 가까이 빠진 상태다. 이에 1일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이 클라이언트에게 레터를 발송, 비트코인 변동성이 광범위한 제도적 채택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전했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의 가장 큰 과제는 변동성"이라며 "비트코인은 금보다 변동성이 5배 높다. 비트코인이 금과 비슷한 투자 및 보유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15만달러 선에 거래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더리움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디파이(DeFi) 분야 내 점유율 유지"라며 "솔라나 등 대체 블록체인이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이 관련 분야 내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더리움 저점 매수 기회?...고래·개미 둘다 줍는다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27.05% 하락한 개당 329만7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일 대비 100만원 이상 빠진 것. 비트코인 혼조세가 이어지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되는 '커플링'이 강화되고 있다. 가격 그래프가 거의 똑같은 모습니다. 지난해 비트코인 약세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며 가격을 유지하던 이더리움도 속수무책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다만 이더리움에 대한 관심을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이더리움은 잔액 0원인 가상자산 지갑을 제외한 수가 7293만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같은날 이더리움 2.0 입금 컨트랙트 예치 자산 규모가 900만이더리움을 돌파했다. 약 36조원 규모다.

아울러 이더리움도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23일 반등을 시작했다.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것.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3개월 전 최고가 4878달러 대비 51% 하락했으나, 보유자 67%는 여전히 수익 상태다. 또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인투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각각 유통량의 1%가 넘는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는 고래 월렛들이 보유한 이더리움의 합이 전체 유통량의 42%에 육박했으며, 온체인 분석 플랫폼 샌티먼트는 거래소 제외 고래 보유량이 사상 최대치인 2622만이더리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0.1이더리움 이상 보유 주소 수가 676만258개에 달하며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또 인투더블록이 지난 28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1~10이더리움을 보유한 주소 수가 최근 100만개를 돌파했으며, 해당 수치는 지속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가치 18조원 리플...소송은 언제 끝나나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25.58% 하락한 개당 759원에 거래됐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판사는 리플랩스와 소송 중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윌리엄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의 연설문 초안이 담긴 이메일을 제출해야 한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판결했다. 힌먼의 2018년 연설문 초안에는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라는 발언이 포함돼 있다. 이더리움 재단의 자금 마련을 위해 처음에 6000만개 이더리움이 판매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힌먼의 연설은 가상자산 업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된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미국에서 이더리움은 대개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취급된다. SEC 측 변호인은 해당 이메일에 직원의 심의(deliberations)가 포함돼 있으므로 제출되면 안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담당 판사 사라 넷번은 힌먼의 연설이 담긴 이메일 및 SEC 직원들과 (리플 측 제외) 제3자 간 회의록 등 다른 문서들을 넘길 것을 SEC에 명령했다. 다만 SEC 문서 중 일부 내용은 보호받았다. 재판부는 "SEC는 기관 간 논의뿐만 아니라 SEC 직원과 리플 측 미팅에 관한 메모도 넘길 필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에는 크리스 라센 리플랩스 공동 창업자의 변호인단 중 한명인 로빈 린슨메이어 변호사가 소송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변호사는 법원에 제출한 사임 신청서에서 로펌의 나머지 변호인들이 계속해서 크리스 라센을 변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업계는 리플-SEC 합의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징조라고 보고 있다.

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리플랩스가 자사주 환매 후 총 150억달러(18조1725억원)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리플랩스는 2019년 2월 테트라곤(Tetragon) 등 투자자로부터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으며 당시 기업가치로 약 100억달러(약 12조원)를 평가받은 바 있다. 리플랩스은 "보유 중인 현금으로 투자자 지분을 다시 사들였다"며 "이번 기업가치 상승은 마켓에서 리플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소식들은 리플 가격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글로벌 진출하는 클레이와 링크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6.11% 하락한 개당 1474원에 거래됐다. 클레이는 주요 가상자산 중 하락률이 가장 낮다. 이는 클레이튼의 글로벌 진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일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그라운드X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사업에 집중하고, 그라운드X가 주도해온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은 싱가폴 법인 신생 법인 '크러스트(Krust)'가 맡는다고 밝혔다. 이후 클레이 가격은 상승했다.

클레이 / 사진=빗썸
클레이 / 사진=빗썸

이어 지난달 10일 클레이튼은 미디엄을 통해 글로벌 확장 로드맵을 공개, 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달 13일 클레이튼은 공식 미디엄을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F10'과 협력해 싱가포르에서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12일에는 클레이튼이 일본 IT 대기업 GMO 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공식 미디엄을 통해 밝혔다. 

또 클레이튼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유명인들을 위한 NFT를 발행하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그룹 애니멀콘서트(Animal Concert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인도네시아 재계 2위 그룹 '살림 그룹', 아시아 NFT 마켓플레이스 '이스트 NFT(East NFT)'와도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26.54% 하락한 개당 119달러에 거래됐다. 클레이에 비해 가격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달 18일 라인 넥스트는 신규 글로벌 NFT 플랫폼 '도시(DOSI)'의 론칭을 예고하는 티저 웹사이트를 오픈했다. 라인 넥스트는 티저 웹사이트를 통해 기업 및 고객의 사전 등록을 받고 있다. 도시는 전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8개 언어를 지원하는 NFT 퍼블리싱 플랫폼이다. 

링크 차트 / 사진=비트프론트
링크 차트 / 사진=비트프론트

도시는 한국어의 도시(City)에서 어원을 가져오며, 전세계 창작자, 기업 그리고 팬덤들이 스스로 가상 경제권과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가진다. 해당 플랫폼에서 다양한 국가의 기업과 크리에이터들이 손쉽게 NFT 브랜드 스토어와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고 NFT 제작과 글로벌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도시의 정식 론칭은 올 1분기 내로 계획하고 있고, 분야별로 NFT 발행을 준비중인 글로벌 파트너 기업들과 창작자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업 계획 공개 이후 링크는 140달러대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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