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소재 복원 연구소(Material Recovery Lab)에 설치된 산업용 전자기기 파쇄기 /사진=애플 제공
애플 소재 복원 연구소(Material Recovery Lab)에 설치된 산업용 전자기기 파쇄기 /사진=애플 제공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애플과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에 재활용 부품 비중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애플, 자사 제품 소재 중 20% 재활용 소재 활용

20일 애플은 '환경 경과 보고서(Environmental Progress Report)'를 통해 지난해 자사 제품에 사용된 모든 소재 가운데 약 20%가 재활용 소재였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재활용 소재 사용 비율이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 사용된 모든 알루미늄 가운데 59%가 재활용 자원에서 나왔으며, 많은 제품이 외장에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한 비중은 4%로, 2025년까지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없애겠다는 목표에도 성큼 다가섰다.

이와 함께 애플은 기존 전자제품 재활용 기술로는 소재 회수가 불가능했던 방식을 개선하는 새로운 재활용 시스템 '타즈(Taz)'를 발표했다. 타즈는 오디오 모듈에서 자석을 분리하고 희토류 원소를 회수하는 기기다.

애플의 아이폰 분해 로봇 '데이지(Daisy)' /사진=애플 제공
애플의 아이폰 분해 로봇 '데이지(Daisy)' /사진=애플 제공

애플은 아이폰 분해 로봇인 '데이지(Daisy)'의 기능을 확장해 23가지 종류의 아이폰을 분해하고 있으며, 해당 특허 라이선스를 타사 및 연구진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로봇인 '데이브(Dave)'는 택틱 엔진(Taptic Engine)을 분해해 희토류 자석, 텅스텐 및 강철과 같은 자원을 회수한다.

애플의 환경, 정책 및 사회적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인 리사 잭슨(Lisa Jackson)은 "우리는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고 언젠가는 자원을 전혀 채굴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폐어망을 갤럭시 스마트폰 부품으로 재활용

삼성전자도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 활동을 통해 2025년까지 전자폐기물 감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주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중 하나인 폐어망을 '갤럭시 S22' 스마트폰 부품의 소재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오랜 기간 방치된 폐어망은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훼손시켜 인류의 식량과 물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해수와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된 어망은 훼손이 심해 직접 재활용하긴 어렵다. 삼성전자는 로얄DSM, 한화 컴파운드와 같은 전문 기업들과 협업해 폐어망을 수거하고 이를 고품질의 소재로 재활용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수거된 폐어망은 분리·절단·세척·압출 과정과 내구성·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증을 거쳐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개발됐다. 이렇게 탄생한 폐어망 소재를 약 20% 함유한 새로운 재활용 플라스틱은 갤럭시 S22 내부의' 키 브래킷' 부품과 S펜 커버 부품에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런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를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MX사업부 전 라인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말까지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버려지는 폐어망을 약 50톤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중고 스마트폰을 디지털 검안기로 변환해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안과 검진 기기로 보급하는 '갤럭시 업사이클링' 사업도 펼치고 있다. 삼성이 연세의료원과 협력해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휴대용 디지털 검안기로 변모시킨 '아이라이크(EYELIKE)'는 201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 모로코, 파푸아뉴기니 등 4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3000명 이상의 환자들의 안과 검진을 도왔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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