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S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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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삼성SDS가 '클라우드'로 재도약에 나선다.

9일 현대차증권은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이 4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35~40%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각광받는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사업의 경우 연간 매출액 성장율이 7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IT운영(ITO) 사업의 온사이트(On-Site) 인력을 대거 아웃사이트(Off-Site)로 전환했고, 효율 개선으로 확보된 20%의 기존 인적자원을 MSP 전문인력으로 단계적 전환교육에 2월부터 돌입한 상태"라며 "11월까지 월 400명씩 총 4000명(전사 1.2만명)의 전문인력이 양성됨에 따라 올 4분기부터는 MSP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제조실행시스템(MES), 디지털 포워딩 등 기업들의 생산, 물류,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디지털 전환 솔루션과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약 5조원의 순현금을 보유해 클라우드 MSP 사업 확장 또는 디지털 물류사업 성장 가속화에 맞는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어 인오가닉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황성우 대표 '클라우드 기업' 체질 전환 승부수

삼성SDS는 지난달 28일 호실적을 발표하며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은 4조191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은 2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1분기가 IT산업의 전통적 비수기이고, 특히 올해 들어 IT 기업들이 높아진 인건비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증권가에선 삼성SDS가 2분기에도 연속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초 오버행 이슈와 성장동력 부족 등을 지적받으며 12만원대까지 하락해 약세를 보이던 주가도 실적 발표 이후 강하게 반등하며 14만원대를 회복했다.

최근의 실적 성장은 물류 부문의 외형성장에 기댄 바가 크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IT부문에서 본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SDS는 이번 1분기 실적발표에서 클라우드 사업 실적을 따로 공개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아직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2000억원대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성장률 측면에선 기존 시스템통합(SI)이나 ITO 사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삼성SDS IT서비스 부문 실적 추이 /사진=삼성SDS 제공
삼성SDS IT서비스 부문 실적 추이 /사진=삼성SDS 제공

지난 3월 삼성SDS 정기 주주총회에서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본격적인 클라우드 기업 전환을 통한 회사 성장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주주들에게 "클라우드 전환의 큰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자성하며 "늦었지만 아직 찬스가 있따고 보고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올해 국내 MSP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로 자리를 잡고, 내년에는 MSP를 통해 대외사업 매출 비중을 30%대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IT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전환 흐름에 올라타 실적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의 고질적인 약점인 내부거래 비중도 함께 낮추겠다는 의지다.

김 연구원은 "삼성SDS의 MSP 사업은 대외 고객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대외 매출비중은 의미 있는 증가세가 확실시된다"며 "올해 시장점유율은 15%로 전년 대비 5%p 큰 폭으로 신장되며, 업계 1~2위권으로 즉각적인 도약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MSP 시장 '메이저 플레이어' 도약 목표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일컬어지는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크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퍼블릭 클라우드'와 고성능·고보안을 필요로 하는 업종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활용이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다수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확산도 클라우드 시장의 중요한 흐름으로 꼽힌다.

이에 회사 측은 삼성 그룹사 시스템 구축을 통해 축적한 업종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사업 역량을 결합해 MSP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운영을 위한 컨설팅부터 전환·운영까지 전 과정의 산업별·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IT서비스 부문 내 사업부를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와 '솔루션사업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도 마쳤다.

/사진=삼성S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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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삼성SDS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기업 업무 시스템과 스마트 팩토리 등에 요구되는 MSP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탄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통해 연구개발(R&D)을 위한 고성능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MSP 시장을 선도한 이후에는 자체 데이터센터(IDC)를 활용해 서비스형 인프라스터럭쳐(IaaS) 사업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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