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구현모 KT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KT가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SK텔레콤을 넘어섰습니다.

KT는 1분기 매출 6조2777억원, 영업이익 62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KT의 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무려 12년만입니다. 

특히 KT는 SK텔레콤의 실적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SK텔레콤 실적은 매출 4조2772억원, 영업이익 4324억원이었습니다.


'디지코' 앞세운 KT, SK텔레콤을 넘어서다

물론 SK텔레콤은 SK스퀘어로 분할했기 때문에 단순히 SK텔레콤의 연결실적만 놓고 KT가 SK텔레콤을 넘어섰다는 얘기가 불편할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무선 가입자 수치를 비롯, 여러면에서 SK텔레콤이 KT보다 앞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KT 입장에서는 '만년 2등' 사업자로 불렸는데 이번에 SK텔레콤의 실적을 넘어선 것이 고무적이겠지요. 특히 KT는 별도 기준 실적만 놓고 봐도 SK텔레콤의 연결 실적과 맞먹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습니다. 별도 기준 KT의 매출은 4조6084억원, 영업이익은 4299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은 비슷하고 매출은 더 높습니다.

이같은 KT의 호실적은 구현모 대표의 '디지코' 사업 확장 덕분으로 보입니다. 유무선 통신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미디어 사업을 앞세원 디지코 B2C 사업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과 같은 디지코 B2B 사업의 성과가 돋보입니다. 

특히 AI/New Biz 부분에서 AI컨택센터 사업 등이 성과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40.7%의 높은 매출 성장을 일궈냈습니다. 클라우드/IDC 사업 역시 전년 동시 대비 10%가 넘는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콘텐츠 그룹사의 성장세도 주목할만한데요. 밀리의서재, 미디어지니 등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선 KT의 콘텐츠 그룹사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35.5%나 성장했습니다. 최근 KT 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확대와 skyTV의 채널 리론칭을 시장에 알리며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서 향후 성과가 주목됩니다.


주가도 우상향...KT 주가 저평가됐다는 구현모 발언이 현실로

역대급 실적에 투자자들도 화답하고 있습니다. 연초 3만원 수준이던 KT 주가는 12일 오전 10시 36분 현재 3만66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일보다 3% 이상 상승한 가격입니다. 시가총액도 9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사진=네이버증권
/사진=네이버증권

구현모 대표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KT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언급해왔습니다. 디지코 사업을 통해 KT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곤 했죠. 그리고 실제로 KT의 주가는 계속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본업인 통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미진하다는 점입니다. 올 1분기 KT는 설비투자비로 3464억원을 집행했습니다. 최근 2년간 매년 약 2.8조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던 KT입니다. 물론 1분기는 늘 설비투자비가 적게 집행되는 분기이기도 합니다만,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같은 설비투자비 이슈는 비단 KT만이 아닙니다. SK텔레콤 역시 SK브로드밴드 합산 1분기 설비투자비가 2790억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적 개선을 위해 통신사들이 앞다퉈 설비투자비를 줄이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