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캐리커쳐=디미닛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캐리커쳐=디미닛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통신3사의 1분기 실적발표가 13일 LG유플러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통신3사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사업자는 KT다. KT는 무려 12년만에 영업이익 6000억원을 넘어서는 '역대급' 성적표를 받았다.

SK텔레콤 역시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최우수' 성적표를 받았다. LG유플러스는 단말수익 감소로 인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였지만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 12년만에 영업이익 6000억원 돌파

지난 1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KT의 실적은 '역대급'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6조2777억원, 영업이익은 매출 성장과 더불어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약 746억원 반영되며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한 6,266억원이다. KT의 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KT 측은 기존 통신 사업과 디지코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이같은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KT의 호실적은 구현모 대표의 '디지코' 사업 확장 덕분으로 풀이된다. 유무선 통신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미디어 사업을 앞세원 디지코 B2C 사업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과 같은 디지코 B2B 사업의 성과가 돋보인다.

특히 AI/New Biz 부분에서 AI컨택센터 사업 등이 성과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40.7%의 높은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클라우드/IDC 사업 역시 전년 동시 대비 10%가 넘는 성장을 달성했다. 콘텐츠 그룹사의 성장세도 주목할만하다. 밀리의서재, 미디어지니 등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선 KT의 콘텐츠 그룹사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35.5%나 성장했다. 


SK텔레콤도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

SK텔레콤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2772억원, 영업이익 43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 15.5% 성장했다. 사실상 일회성비용(주식 상여금 750억원)을 제거하면 연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지난 2016년 이후 최대 실적으로 평가된다. '최우수'라 할만하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SK텔레콤 제공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SK텔레콤 제공

외견상으로도 우수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더욱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실제 휴대폰 MNO 가입자 감소로 이동전화 ARPU는 전년동기비 1% 성장에 그쳤지만 2% 이상의 이동전화매출액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안정화에 힘입어 자산화 처리하는 마케팅비용 대상 자산이 감소함에 따라 올해 1분기 마케팅비용은 전년동기비 5%, 전분기비 8%나 줄었다.

여기에 플랫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도입한 구독서비스 T우주의 경우,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구독서비스 총 상품 판매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 역시 1분기에만 1300억원을 돌파했다. 높은 이용자 편의성과 소셜 기능을 강점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도 3월 기준 MAU(월간 실 사용자 수) 135만명을 달성했다. 네이버-카카오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미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한 것. 이커머스 역시 SK스토아가 1분기 매출 895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T커머스 매출 1위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LG유플러스, 단말수익은 아쉽지만...전 사업영역 고르게 성장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SK텔레콤과 KT가 큰폭으로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LG유플러스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연결기준 1분기 매출 3조4100억원, 영업이익 261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5.2% 감소한 수치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회사 측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부분에 대해 단말 마진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플래그십 단말 출시 지연에 따라 단말수익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도 줄었다는 것. 올 1분기 LG유플러스의 단말수익은 6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나 감소했다. 또 마케팅비용 역시 전년 동기보다 7.4% 상승하며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말수익을 제외한 전 사업영역이 고르게 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매출에서 단말수익을 제외한 1분기 서비스수익은 2조7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유무선 IPTV, 스마트홈 사업도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솔루션 및 IDC 사업 수익은 두 자리수 성장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비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중간요금제 압박도

통신3사 모두 2분기에도 본업인 통신사업과 플랫폼 등 신사업 등을 고도화해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큰 상황이고, 정부에서도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은 통신사에게 불안요소다.

실제로 1분기 통신사들의 설비투자는 저조한 편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합산 2794억원의 설비투자비를 집행해 통신3사 가운데 가장 적은 설비투자비를 썼다. KT는 3464억원, LG유플러스는 3620억원의 설비투자비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1분기가 설비투자비 집행이 적다는 것을 감안해도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트래픽 약 26GB다. 하지만 통신사가 제공하는 월 6~7만원대 5G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100GB가 넘는다. 월 평균 20~40GB 가량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사용량보다 많은 요금을 지불하며 어쩔 수 없이 100GB 이상 제공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시절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5G 론칭 4년차에 들어가고 보급율도 40%를 넘어서는 등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요금제 출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고객 선택권 확대를 위해 요금제를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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