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테라
CI=테라

 

테라 블록체인의 붕괴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대놓고 현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부정하며 대대적인 규제를 천명한 상태다. 당장 테더(USDT) 등 메이저 스테이블코인의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테라폼랩스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는 여전히 1달러 연동체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사업을 접게된 상황이다. 그간 테라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루나 코인을 사고 파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해왔다.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해 두고, 루나를 팔거나 사들이는 방식으로 테라의 가치를 1달러에 수렴하도록 조율하는 방식이다. 

예컨데 테라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루나를 팔아 테라를 사들여 테라 가치를 높이고, 반대로 테라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면 루나를 매입한 뒤 테라를 발행해 테라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큰 폭으로 테라 가치가 떨어지자 이를 뒷받침하는 루나 코인 가격이 급락해 시스템이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때문에 테라 붕괴 후, 또 다른 예치금 담보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 역시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테더는 테라 사태 이후, 일시적으로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테더는 테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달러화와 1대 1로 가치가 페그(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이다.

단, 테라와 달리 테더의 경우 발행량과 동일한 가치의 달러화나 채권 등 '실물자산'을 지불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음을 거듭 인증해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이를 미국 정부가 담보하지 않는데다, 대대적인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는  점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는 자산의 유동성이 얼만큼 있는지가 핵심이다. 테라의 경우, 담보 자산이 결론적으로는 무한 팽창하는 루나 밖에 없어서 결국 시스템 유지에 실패했다. 테더의 경우, 테더 운영사 자체의 발표에 의존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시장에는 800억달러(약 102조9600억원)의 테더가 유통되고 있다. 그만큼 테더 발행사가 자산을 보유해야 뱅크런에 대응할 수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커 대대적인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며 "테라의 경우, 외부의 공매도 세력이 파괴를 주도했고 테더는 상대적으로 실물자산 예치규모를 꾸준히 공개한 탓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지만, 이 역시 누구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테더 쪽의 패닉에 의한 언패깅 사태가 일어나게 된다면 실물 경제에도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미국 당국의 조사가 깊게 들어갈 수록, 리스크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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