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상자산 동향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글로벌 거시경제 악화로 지난 4월 급락한 비트코인 가격이 5월에도 10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이더리움과 리플 역시 30%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 중순 '테라 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은 것. 지난 5월말 소폭 반등에 성공했으나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흐린 상황이다.


테라 루나 사태에 덩달아 뺨 맞은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19.02% 하락한 개당 3993만7000원에 거래됐다. 한달새 20% 가까이 빠진 것, 올해 들어 한달 동안 가장 큰폭으로 하락한 모습이다. 지난달 초 가상자산 시장 약세에 시작된 가운데 테라 루나 사태가 터지면서 비트코인 하락세가 가속화된 모양새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지난달 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다. 이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과도하게 높다"며 "신속하게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미국 3대 증시와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금리인상과 더불어 테라 루나 사태는 비트코인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지난달 8일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가 1달러와 디페깅(연동해제) 되면서 폭락하기 시작했다. UST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 1달러 위로 가격이 올라가면 투자자들이 1달러어치의 루나를 시장에서 사서 테라시스템에 주고 1UST로 바꾼다. 그리고 1UST를 팔아 투자자는 차익을 거둔다. 

반대로 UST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0.8달러로 1UST를 사서 테라 시스템에서 1달러어치 루나로 바꾼다다. 마찬가지로 루나를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다. 이같은 원리로 UST는 1달러 가치를 유지했다. 하지만 UST와 루나가 동반 폭락하면서 하락하는 UST 가격을 올리기 위해 루나가 엄청난 속도로 발행됐고, 이로 인해 루나 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결국  UST와 루나가 휴지조각이 돼 버린 것이다.

아울러 테라폼랩스가 UST 가격 방어를 위해 모아둔 수조원어치의 비트코인도 대부분 가격 방어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더 빨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을 거듭해 3600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비트스탬프 BTC/USD 주간 차트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 9주 연속 하락세가 확인됐다. 비트스탬프는 현존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비트스탬프가 서비스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8월 이후 9주 연속 하락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최근 소폭 반등에 성공해 3900만원대로 올라왔다.


PoS 향해 가는 이더리움...가격은 위태위태

지분증명(PoS) 전환을 눈앞애 앞두고 있는 이더리움 가격도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31.73% 하락한 개당 244만1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부터 이더리움의 PoS 전환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2일(현지시간)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 팀 베이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2개월 내 이더리움의 PoS 전환, 스테이킹 락업 이더리움의 출금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아울러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롭스텐(Ropsten) 테스트넷이 오는 6월 8일 PoS로 전환하기 위한 주요 단계 중 하나인 통합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이더리움 재단 개발자 패리토시 자얀티는 오픈 소스 플랫폼 깃허브에서 통합을 진행하기 위한 코드가 구현될 수 있도록 콜 요청을 통합했다. 향후 테스트넷은 1차적으로 컨센서스 레이어의 제네시스 버전을 생성한 후 이어 네트워크 통합을 진행하게 된다. 각각 5월 30일, 6월 8일로 예정됐다. 이에 대해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 프레스톤 반 룬은 "롭스텐 통합은 올해 말 이더리움 메인넷 통합을 위한 거대한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달 20일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 이더리움 상하이 서밋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이더리움 통합은 이르면 8월에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적인 리스크가 발견될 경우 9월 혹은 10월에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날 "오늘날 이더리움 생태계는 디파이(DeFi) 등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금융 관련 블록체인 앱은 리스크가 지나치게 높고,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 보다 다양한 분야의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격 위태롭다.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여도 강세를 유지하던 이더리움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인 것. 심지어 비트코인보다 하락률이 더 높은 실정이다.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조용한 리플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역시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동반 급락했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31.02% 하락한 개당 529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1000원대 내외를 횡보하던 리플이 순식간에 500원대 붕괴를 위협받는 처지가 된 것.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리플랩스가 탄소 시장에 1억달러(약 1284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가격 변동은 없었다. 리플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혁신적인 탄소 제거 업체와 기후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골자로 하는 이번 펀딩을 통해 리플은 탄소 제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탄소시장을 현대화하는데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호재는 없었지만 악재는 확실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리플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제드 맥칼렙이 올들어 약 4억6480만 리플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2300억원 규모다. 리플 블록체인 익스플로러 XRP스캔에 따르면 제드 맥칼렙은 올들어 일평균 400만~600만리플을 매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기준 제드 맥칼렙의 'tacostand' 지갑에는 2억4920만734리플이 남아있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한달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42.81% 하락한 개당 549원에 거래됐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 역시 전월 동시간 대비 51.32% 하락항 개당 55달러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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