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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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력 확충 뿐만 아니라 의료·약업계의 견제구를 피하기 위한 물밑 확장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원격 의료 플랫폼' 개발로 모인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룰루메딕 주식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지난 3월 24일 설립된 이 회사는 진료부터 약 배달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건강검진 결과를 통해 건강상태 분석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플랫폼을 지향한다. 20여명의 직원이 모여 안드로이드와 iOS 앱(애플리케이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단 카카오는 해당 법인과 카카오 헬스케어 서비스 간의 직접적 관계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서 회사가 아닌 임직원의 지분 투자도 계열사로 잡힌다"면서 "이후 별도 계열사로 분리될 법인으로, 카카오 헬스케어 사업은 별도 법인 '카카오헬스케어'가 주도하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룰루메딕 홈페이지 갈무리
룰루메딕 홈페이지 갈무리

 

이 회사는 카카오 계열사 '엘케이엠에스리미티드'를 이끄는 김영웅 대표가 세웠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연결성 있는 사업체로 이어지는 자금흐름이다. 지난 4월에 카카오 계열사로 이름을 올린 '키브라더스 주식회사'가 엘케이엠에스리미티드로부터 5000만원의 자금을 차입했다. 운영자금 목적의 차입으로, 차입기간은 지난 5월 24일부터 내년 5월 23일까지다. 

키브라더스 주식회사는 금융 컨설팅 전문 기업으로, 실손보장 서비스 등의 상품화를 지원한다. 키브라더스 역시 비대면 진료 서비스 개발에 한창인데,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운동, 식단, 상담, 건강콘텐츠 등 연결을 꾀하고 있다. 한국, 동남아 등에서 비대면 진료와 약 처방 및 배송 서비스도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사업화를 목표로 인재수혈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도 카카오는 직접적 연관성에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연결성도 주목

올해 1월 설립된 '헤론헬스정보시스템'도 카카오 계열사로 묶여 주목된다. 이 업체는 의료 기술 전문기업으로, 의료기관의 IT시스템 개발부터 운영, 유지보수 등의 병원업무 전산화를 담당한다. 정보시스템의 운영 서비스를 제공해 병원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병원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 서비스와 의료 환경의 개선을 돕는다는 목표다.

헤론헬스정보시스템은 금웅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교실 교수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금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사를 포함해 석박사를 마친 인사로, 암 분야에서 저명한 석학으로 꼽힌다. 연세의료원 디지털헬스실 정보서비스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금 교수와 함께 삼일회계법인 출신의 이기봉 이사가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연세의료원의 자회사다. 연세의료원은 카카오헬스케어 법인의 대표적인 파트너사다. 지난달 카카오헬스케어와 연세의료원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연세의료원과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설립해 지분을 절반씩 들고 있다. 카카오 헬스케어 사업과 직간접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카카오 공동체, 헬스케어 씨앗 뿌린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직접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선언한 점에 무게를 두고, 해당 법인들과 사업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란 예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또한 저마다의 영역에서 헬스케어 사업의 토대를 만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시너지를 기대하는 부분이다. AI 기술로 의료와 진찰과정을 돕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이란 그림이다.

카카오 헬스케어 대표로 선임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사진=카카오
카카오 헬스케어 대표로 선임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사내독립기업(CIC)을 세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황희 분당대서울대병원 교수를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 3월 헬스케어 CIC는 사업 자율성을 위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됐다. 카카오는 1200억원을 '카카오헬스케어' 운영자금으로 수혈했다. 카카오는 의료계 저명인사인 황희 분당대서울대병원 교수를 신설법인의 대표로 선임했다.

벤처캐피탈(VC)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디지털헬스케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 김치원 상무를 영입한 바 있다. 김 상무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연세대학교 보건학 석사를 거친, 업계 손꼽히는 저명인사다. 초기 디지털헬스케어의 투자와 자문을 해 주는 엑셀러레이터 기업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를 창업한 전적도 있다. 이후 카카오벤처스는 ▲인공지능(AI) 의료 스타트업 '위커버' ▲비대면 진료 플랫폼 '메듭' ▲의료 AI 소프트웨어(SW) 기업 '프리베노틱스' 등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카카오브레인 또한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인재영입에 한창이다. 카카오브레인은 투자 및 공동연구 사업을 본격 진행하면서, 카카오 계열사와 시너지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헬스케어 분야에선 신약 설계 플랫폼 기업 '갤럭스'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카카오헬스케어 법인과도 협업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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