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첨단 기술력 확보와 유연한 조직 문화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18일 귀국한 이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고객들, 유럽에서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 영업 마케팅하는 직원들도 만날 수 있었다"며 "유럽에 가니까 러시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데려오고 조직이 그런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유럽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독일, 헝가리, 프랑스 등을 방문하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춘 이번 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였다.
이 부회장은 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났고, 같은 날 곧바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와 반도체 시장을 전망하며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과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협의했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 TSMC, 인텔 등 삼성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 중인 기업들이 이 회사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튿날엔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에서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및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ec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이외에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이을 미래 첨단 디바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자동차 역시 이 부회장의 관심사로 지목됐다. 이번 출장에는 자동차 업계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업을 확대하고 있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이 부회장과 동행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가고 BMW 고객도 만났다. 하만 카돈도 갔었다"며 "자동차 업계의 변화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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