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나무 제공
/사진=두나무 제공

#가상자산 아닌 디지털 자산 왜?

#가상자산은 실체없는 것으로 오해받을 여지

#가장 합리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이 '디지털 자산'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서비스하는 두나무는 최근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통칭하는 용어를 '암호화폐'에서 '디지털 자산'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서 암호화폐, 가상화폐 등으로 혼용되는 용어를 '가상자산'으로 일원화하기로 한 이후에 발표된 내용이다. 굳이 왜 업비트는 가상자산이 아닌 디지털 자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을까.

30일 두나무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Virtual Asset'을 직역한 것으로 한국어 '가상'이 갖는 의미를 고려할 때, 특금법에서 규정한 바를 이용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용어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특금법 통과로 법적 용어는 '가상자산'이 맞지만...


지난 5일 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가상자산 관련 용어와 역할이 정의됐다. '암호화폐', '가상화폐' 등 혼용되던 용어를 '가상자산'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나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와 같은 관련 사업자들을 '가상자산 사업자'로 정의한다. 여기에서 가상자산은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전자증표'를 말한다.

'Virtual'은 본래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사실상 다를 바 없는', '컴퓨터에 의해 실제 물체나 활동을 재현하는 것' 등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 '가상'이라고 표현하면 자칫 '사실이 아니거나 실체가 없는' 것으로 오해 받을 여지가 있다.

이용자에게 익숙한 '암호화폐'를 서비스 용어로 유지할 수도 이었다. 하지만 업비트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특성상 화폐보다는 '자산'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또 '암호'의 어감이 기술중심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에 실물이나 무형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암호'라는 단어는 제한적이다.


업비트는 서비스용어로 더 명확한 '디지털 자산' 채택


이에 두나무는 가상자산 사업자로서 거래자산의 유형을 이용 고객에게 명확히 전달하고, 암호화폐를 법적인 자산으로 인정하는 국제적 추세를 반영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자산'을 서비스 용어로 택했다. 직관적이면서도 본래의 의미를 잃지 않고, 법에서 정의한 바를 벗어나지 않는, 가장 합리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두나무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로 변경됐다. 현재 업비트 홈페이지 첫화면에는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라는 문구가 올라와 있다. 업비트의 이용약관, Open API 이용약관, 정책 및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에 명시된 '암호화폐'도 모두 ‘디지털 자산’으로 바뀌었다.

두나무 관계자는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자산을 칭하는 용어가 '디지털 자산'으로 변경 됐을 뿐, 서비스는 기존과 동일하다"며 "업비트는 현재의 거래소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디지털 자산의 유형이 발전함에 따라 거래 가능한 자산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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