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 (왼쪽)와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그래픽=디미닛
최수연 네이버 대표 (왼쪽)와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그래픽=디미닛

 

9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그야말로 '검은 월요일'이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정책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연저점을 기록, 바닥 깨기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돌파하며 시장엔 공포감이 가득했다. 성장주에 대한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국내 대표 성장주의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대표 성장주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2.13% 떨어진 5만9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6만원선을 내줬다. 카카오 그룹주 주가 또한 일제히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뱅크(-7.04%), 카카오페이(-4.16%), 카카오게임즈(-1.75%)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네이버'도 2.85% 하락한 20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지난 22일 기록한 신저가인 20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린 건 주요국 통화 당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것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Fed는 올해 말까지 금리를 추가로 1.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Fed가 공개한 점도표상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올해 말 4.4%, 내년 말 4.6%로 올라간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까지 1.25%포인트를 더 올려야 한다. 11월 0.75%포인트, 12월 0.50%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탓에 전 세계 시장에서 투자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급락세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456억원, 3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1905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특히 성장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증시 대표 성장주 카카오와 네이버 시가총액은 70조원 가량 증발했다. 카카오는 주가가 연초대비 60% 넘게 밀리면서 시총이 40조 넘게 빠졌다. 네이버 또한 주가가 50% 가깝게 조정을 받아 시총이 30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성장주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연내 반등을 모색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어느 때보다 낮아졌지만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오름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이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선 이익증가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네이버의 경우,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기 어려운 대외환경"이라며 "영업이익 증가율의 의미 있는 회복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운 때"라고 설명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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