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줄기세포로 만든 뇌를 쥐에 이식하는 실험이 성공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뇌 오가노이드(organoid)를 시궁쥐의 뇌에 이식해 작동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네이처는 이번 실험 결과를 "앞으로 인간 뇌 장애에 대한 치료법을 쥐를 이용해 시험하는 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입체 구조로 배양 및 재조합해 만드는 것으로, '미니 장기'라고도 불립니다. 연구진은 미니 뇌를 만들어 생후 3~7일 된 쥐의 체성 감각 피질에 이식했습니다. 체성 감각 피질은 감각 정보를 다른 부위로 전달하는 조직입니다. 이식 후 연구진은 미니 뇌가 자라기까지 6개월을 기다렸습니다.
연구진은 이식된 뇌가 쥐의 뇌와 함께 잘 작동하는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쥐에게 물을 주면서 빛을 비추는 방식으로, 계속된 훈련을 통해 쥐는 빛만 비춰도 수도꼭지를 핥았습니다. 이후 광섬유로 이식된 뇌에 빛을 비추자 쥐가 혀를 내밀었습니다. 또한 쥐의 수염을 건들이면 미니 뇌가 작동했습니다. 연구진은 "미니 뇌와 쥐의 뇌가 통합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인간의 신경 질환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구진은 티모시 증후군 환자 3명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미니 뇌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쥐의 뇌에 이식하자 일반 뇌 오가노이드에 비해 성장이 더디고 신경 기능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티모시 증후군은 인지 결핍, 자폐증 등을 보이는 선척적인 장애를 말합니다.
스탠퍼드대의 세르지우 파슈카 교수는 "인간 신경계의 발달, 장애가 발생하는 과정 등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며 "유용한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일부에서는 윤리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향후 인간 의식을 가진 동물을 만들거나 동물에게 해를 준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립과학공학의학한림원(NASEM)은 지난해 "뇌 오가노이드는 인간 지능을 비롯한 다른 능력을 가질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연구 결과가 어떠한 방식으로 인간 뇌 연구에 활용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