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센터 화재로 흔들리고 있는 카카오가 결국 소방수 홍은택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콘텐츠 업계의 전문가 '혁신가' 남궁훈 대표는 취임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카카오를 떠나게 됐다.
19일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홍은택-남궁훈 각자대표 체제에서 홍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최근 발생한 데이터 센터 화재 사고로, 카카오톡 먹통 현상이 장기화됐고 결과적으로 국민적 반발이 잇따르자 남궁 대표가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양새다.
단독 대표로 선임된 홍 대표는 1963년생으로, 카카오 공동체의 '맏형 역할'을 도맡아와 그룹의 의사 결정을 조율해 왔다. 여기에 카카오가 강조하는 ESG 경영을 수행할 전문가로서의 역량도 갖췄다는 게 이번 인사의 배경이다.
실제 홍 대표는 카카오 공동체의 의사를 조율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도맡아 왔다.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한 그는 카카오식(式) 소셜임팩트 사업의 기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부터 3년간 카카오커머스 대표이사를 맡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왔다. 중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환경 친화적인 캠페인을 커머스 사업에 녹여냈다.
그리고 올 7월, 카카오가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본격화하며, 각자대표를 맡아 남궁 대표와 더불어 카카오를 이끌어왔다. 그는 선임 후, 최근 모빌리티 매각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를 향한 사회적 책임 경영의 목소리가 들끓자 이를 위한 '소방수'로 위기를 해결해왔다.
사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골목 상권 침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이런저런 이슈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에 김범수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나선바 있다. 이제 홍 대표는 ESG 경영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까지 만들어야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