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취급하던 중국에서 게임 산업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중국 인터넷 매체 인민망은 '전자게임 산업 가치 발굴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라는 제목의 평론을 발표했습니다. 인민망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산하의 관영매체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민망은 해당 평론을 통해 "중국은 오랜 기간 게임의 오락성 때문에 그 배후의 과학 및 기술적 의미를 무시했다"며 "게임 산업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신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망은 다른 국가들의 행보를 거론하며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습니다. 인민망은 "유럽의회가 최근 e스포츠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는 유럽의회가 경제와 기술, 문화, 전략 측면에서 e스포츠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일본, 호주에 이은 유럽의회의 진출은 게임 산업이 이미 한 국가의 중요 산업이 됐음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해당 산업의 잠재적 가치를 발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인민망의 평론에 중국 게임 업계는 적극 환경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중국의 한 게임업체 임원은 "인민망의 발언은 게임 업계의 호재"라며 "게임 산업의 잠재적 가치를 발굴하는 것은 사회가 게임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기업은 관련 기술 개발을 중요시해 게임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텐센트를 비롯해 넷이즈, 빌리빌리 등 홍콩증시에 상장된 게임주들은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당 평론은 인민망에서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민망은 지난 2017년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인민망은 평론을 통해 "왕자영요는 게임으로는 성공했지만, 사회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게임 산업에 대해서는 "대중을 즐겁게 하지만 인생에 해를 끼친다"며 "돈을 버는 일과 사람을 해롭게 하는 일이 같이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산하의 경제참고보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표현하며 "새로운 독약이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중국 정부가 불과 1년여 만에 입장을 바꿔 게임 산업 부흥을 주도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