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정상 개최 지스타...장관은 또 오지 않았다

#유명한 문체부의 '게임홀대', 게임산업의 '우울한 현실'

#현안 수두룩한데...게임산업 정책 지원 의지 있나 의문


3년만의 정상 개최였던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가 막을 내렸다. 개막 첫날부터 부산 벡스코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들은 수많은 국민들이 게임쇼에 얼마나 목말라있었는지를 증명했다.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수출역군 게임기업들은 지스타 전시장을 가득 메운 게이머들과 함께 멀티 플랫폼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으로의 한단계 도약을 다짐했다.

안전상의 문제도 전혀 없었다. 지스타 직전 벌어졌던 '이태원 참사'로 인해 안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스타조직위원회와 부산시 경찰 및 소방등과의 면밀한 사전 점검과 안전관리 계획, 철저한 현장 관리와 참가사의 적극적인 협조로 전시장 내부 및 이동통로에서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스타 2022'가 열린 부산 벡스코/사진=남도영 기자
'지스타 2022'가 열린 부산 벡스코/사진=남도영 기자

 


완벽했던 지스타였는데...장관은 또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한 듯 보였다. 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이번에도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스타 어디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상인 게임대상을 시상하는 자리에도 박보균 장관 대신 전병극 1차관이 참석했다. 

전 차관은 시상식 자리에서 '레파토리'처럼 게임산업은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게임산업의 축제이자 한해를 마무리하는 상징적인 장소에 장관은 왜 늘 함께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사실 문체부의 '게임홀대'는 유명하다. 지난 2013년 지스타에 유진룡 당시 장관이 참석한 이후 2019년 박양우 당시 장관이 참석한 것이 전부다. 두 전 장관은 문체부 관료 출신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지스타 2022 위메이드 부스 /사진=테크M
지스타 2022 위메이드 부스 /사진=테크M

 

두 장관을 제외하면 다른 어떤 장관도 지스타를 찾지 않았다. 지난 2016년에는 대통령상인 게임대상을 당시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이 시상하는 '굴욕'도 당했다.


업무보고서도 '게임' 쏙 빼더니...정책적 지원 의지 있나 의문

이번 정부 들어서도 게임산업과 전혀 무관할 것만 같은 장관이 임명되면서 '게임홀대'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정부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졌다.

문체부는 늘 말로는 게임산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게임산업과 관련된 정책은 늘 뒷전이다. 게임산업 전부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한지 무려 3년이 지났다. 그동안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블록체인 게임 심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몇년이 지나도록 '검토중'인 상황인데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쑥쑥 크고 있다. 법 개정이 논의될 토대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스타 2022 넥슨 전시부스 /사진=넥슨 제공
지스타 2022 넥슨 전시부스 /사진=넥슨 제공

 

수년째 중국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 문제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단 한차례도 이뤄진 적이 없다. 그러는 사이 중국산 게임은 국내 게임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해 매출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국내 게임기업들의 '비명'이 문체부에는 전혀 들리지 않나 보다.


이럴거면 주무부처를 바꾸시라

올해 초 '게임왕'이라 불렸던 국내 게임산업의 토대를 닦은 기업인이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기여로 성장한 게임산업은 국내 콘텐츠 수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문체부는 그를 추모하고 그의 기여를 기념하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번 게임대상이나 지스타에서 혹시라도 그런 시도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기대는 역시 기대일뿐이었다.  

게임산업의 우울한 현실이다. 왜 유독 게임만 늘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가. 문체부는 이제라도 제대로 된 정책적 지원을 내놓으시라. 그러지 못하겠다면 이제라도 게임산업 주무부처를 바꿔야 한다. 

게임은 첨단 기술의 집합체다. 최근에는 디지털 휴먼이나 메타버스 등이 게임과 접목되고 있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게임산업 진흥을 전담하는게 좋지 않을까. 언제까지 '게임 홀대'를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가.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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