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에 힘 싣는 게임업계...신작 쏟아진다
中 판호 발급에 기대감 커지는 韓 게임사
매듭짓지 못한 문제 '확률형 아이템'
"아직 살아 있다"...韓 블록체인 게임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다사다난한 검은 호랑이의 해를 보낸 게임업계가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았다. 올해 게임업계 최대 이슈는 콘솔과 판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산 콘솔 게임이 쏟아져나올 예정이고, 지난해 말 발급된 중국 판호에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매듭짓지 못한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올해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가상자산 시장 약세와 위믹스 사태로 침체기를 맞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도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은 콘솔의 해

국내 게임사들은 콘솔 플랫폼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부터 이미 상당수 게임사가 콘솔 게임을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중이다.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새 매출원 확보,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따져봤을 때 게임사들이 콘솔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넥슨의 글로벌 신작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PC, 콘솔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까지 추가 지원한다. / 사진=넥슨 제공
넥슨의 글로벌 신작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PC, 콘솔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까지 추가 지원한다. / 사진=넥슨 제공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구권 국가 게이머들은 게임 플랫폼으로 콘솔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설문응답자의 53.4%가 콘솔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도 모두 40%를 넘었다. PC나 모바일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다.

/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이에 지난해 크래프톤은 호러 서바이벌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PC·콘솔로 출시하며 콘솔 게임 시대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아울러 '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도 콘솔 게임을 개발중이다. 먼저 넥슨은 PC·모바일·콘솔 등 모든 플랫폼을 지원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오는 12일 출시한다. 올해 국내 주요 게임사가 출시하는 첫 콘솔 게임이다.

또 지난해 말 엔씨소프트는 PC·콘솔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를 공개했다. 이날 직접 발표에 참여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PC와 콘솔에서 MMO 감성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지난해 얼리억세스를 시작한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도 추후 콘솔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올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펄어비스 붉은사막과 게임스컴 3관왕에 빛나는 네오위즈 'P의 거짓'도 모두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한한령 풀리나...中 외자 판호 발급

아울러 게임업계엔 중국의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게임 8종을 포함한 총 44종의 외국산 게임 수입을 지난 10일자로 허가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의미한다. 

중국은 자국 게임사 게임에 '내자판호', 해외 게임사 게임에는 '외자판호'를 발급해 서비스를 허가한다. 중국 정부의 국내 개발사 게임 판호 발급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에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한국산 게임은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넥슨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샵 타이탄', 엔픽셀의 '그랑사가' 밸로프의 '뮤 레전드' 등이다.

사진=디미닛
사진=디미닛

2017년 3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이 본격화했다. 이후 2020년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외자 판호를 발급받아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후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외자 판호를 내준 것은 지난해 6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마지막이었다.

이에 증권가에선 중국의 게임 규제 완화 기조에 주목하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판호가 기대를 넘어선 이유는 글로벌 IP가 아니라면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에 보수적이던 중국 당국이 확률형 BM이 강한 한국형 모바일 MMORPG까지 외자판호를 발급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외자판호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하드코어 MMORPG도 외자판호를 발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퍼블리싱은 중국 게임사가 한다는 조건 하에서 추가적인 판호 발급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 당국이 게임 산업 정책 기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고, 중국 시장에 진출해봐야 경쟁력이 없던 기존과 달리 한국 게임사의 주력 게임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해 넘긴 확률형 아이템 규제...침울한 블록체인 게임

콘솔 진출과 중국의 외자 판호 발급 기대감에 바쁜 게임업계지만, 지난해 매듭짓지 못한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바로 '확률형 아이템' 규제다. 지난해 12월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사진=국회
여의도 국회의사당/사진=국회

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가 포함돼 있었지만 의견 차이로 개정안을 의결시키지 못했다. 당시 해당 개정안을 반대한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자율규제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산업에 피해를 준다며 또 해외 게임사와 역차별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위는 이달 열릴 예정인 법안소위에서 최우선적으로 재논의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시장 약세와 위믹스 사태에 침체기를 맞은 블록체인 게임도 주목해야할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지난해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60% 이상 급락했고, K게임코인 가격도 폭락했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다.

/ 사진=위믹스 미디엄
/ 사진=위믹스 미디엄

카카오게임즈는 '보라' 플랫폼을 통해 ▲버디샷 ▲아키월드 ▲컴피츠 등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들의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테라 루나 사태, FTX 파산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컴투스 그룹도 자체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출시하고 고군분투 중이다. 네오위즈는 폴리곤과 메인넷을 개발중이며, 엔씨소프트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최초로 투자를 단행했다. 위믹스의 국내 원화마켓 상장폐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위메이드는 지닥에 위믹스를 상장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콘솔, 판호, 확률형 아이템, 블록체인 게임...올해 게임업계 '키워드'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