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해외 학계에서도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력에 연일 호평을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수년간 공을 들인 네이버의 AI 산학협력이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피인용 사례만 8000여회...해외서 알아주는 네이버 AI
네이버는 클로바·파파고가 지난해 글로벌 탑티어 AI 학회에서 100건의 정규 논문을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국내 최고 수준을 넘어 글로벌 최상위 산업계 연구 조직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학술 성과다. 이미 세계적 수준의 AI 경쟁력을 인정받은 2021년(69건) 대비 연구 역량의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는 성과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발표한 논문들은 지난해에만 구글 스칼라 기준 8000차례 이상의 피인용 수를 기록하며, 네이버의 연구 성과가 AI 학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줬다.
클로바와 파파고의 AI 경쟁력은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네이버클라우드 중심 기술 조직에서 한층 더 긴밀한 협업을 통해 발전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올해 클로바와 파파고, 웍스모바일, 웨일 등 각 조직의 기술 역량을 네이버클라우드로 결집할 계획이다.
특히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연구가 세계 최고 권위 학회들에 채택됐다는 점에서, 기술 역량을 통합해 클라우드를 '가교'로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선보일 네이버 기술·서비스 포트폴리오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초거대 언어모델을 효율적으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방법 연구가 자연어처리 분야 최고 권위 학회 'EMNLP 2022'에 채택됐다. 네이버는 이 연구에서 초거대 AI의 서비스 적용 시 모델의 생성·이해 품질 감소를 최소화하며, 사용하는 메모리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는 양자화 기반의 추가학습 기법을 제안했다. 초대규모 AI 기술을 서비스에 활용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술로, 네이버 초대규모 AI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AI와의 장기간 대화에서 이전에 나눴던 대화 정보를 AI가 기억하고 관리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 논문도 'EMNLP 2022'에서 발표했으며, 이 기술은 독거 노인을 위한 네이버의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에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 음성신호처리 학회 '인터스피치(Interspeech) 2022'에는 음성합성에 감정을 쉽게 적용하는 방법 연구, 화자인식 성능 향상 방법 연구 등 클로바더빙, 클로바노트와 같은 음성 AI 서비스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들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기계학습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ICLR 2022'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두 자릿수(13건) 논문을 발표했으며, 컴퓨터비전 분야 글로벌 양대 학회 'CVPR 2022'(14건)와 'ECCV 2022'(13건)에서도 한국 기업 중 최초로 두 자릿수 정규 논문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다양한 기술 조직들의 협력이 보다 긴밀해지는 만큼, 서비스 시너지와 연구 역량의 강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Lab 소장은 "글로벌 학계에서 인정받은 네이버 기술 조직의 AI 연구 경쟁력은 통합된 조직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나아가 실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강점이 있는 네이버의 AI 기술 포트폴리오가 클라우드를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전세계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통큰 투자, 산학협력 빛났다
이처럼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는 네이버의 AI 기술에 대한 방대한 투자와 더불어, 국내 및 해외의 연구 기관들과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이어온 결과다. 네이버는 매출의 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중 AI 분야의 비중이 상당하다. 네이버의 2021년 매출은 6조원, 지난해에는 8조원을 바라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네이버는 연세대, 고려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하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AI 연구 협력을 이어왔다. 서울대, 카이스트(KAIST)와는 각각 100여명 규모의 공동연구센터를 설립, 차세대 AI 연구를 위해 밀착 협력해왔다.
국내를 넘어 해외 대학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네이버는 국경을 초월한 AI 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소매를 걷어 붙였다. '일본'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독일' '프랑스'까지 AI 연구센터를 구축, 산학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의 글로벌 산학협력은 2017년엔 프랑스에 위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 AI 연구기지인 '네이버랩스 유럽'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2018년, 네이버의 글로벌 산학협력은 더욱 보폭을 넓혔다. 네이버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와 손잡고 AI 연구소를 개소했다. 당시 네이버랩스유럽에 이어 세워진 두 번째 AI 연구소로, 아시아 연구 거점으로는 첫 번째다. AI 기술 연구의 발전을 목표로 다양한 최첨단 연구를 진행, 산학공동연구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베트남 우정통신대학(PTIT)과도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은 앞서 네이버가 하노이과학기술대학(HUST)과 설립한 연구 센터에 이어 세운 두 번째 연구 거점이다. 베트남 현지의 우수 인재들과 네이버 연구진들이 딥러닝, 매핑, 동영상,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술 분야 산학과제들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의 이같은 해외 산학 협력 움직임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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