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반등 카드로 꼽히는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가 공식 출시를 알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사파이어래피즈 등장으로 최신 규격인 'DDR5' D램(RAM)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11일 인텔코리아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인텔에 따르면 사파이어 래피즈는 전 세대 대비 목표 워크로드 처리에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을 제공하며, 전력 최적화 모드에서 성능 손실 없이 최대 70와트 낮은 전력으로 구동 가능하다. 속도는 빠르고 전력 비용은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며 에너지 소비 절감을 요구 받고 있는 데이터센터 업계에 최적화된 제품이란 설명이다.
특히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 서버용 CPU 중 처음으로 D램 최신 규격인 DDR5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DDR5는 기존 DDR4 대비 두배 이상 빠른 속도를 제공하면서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은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DDR4에 비해 20~30% 높아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 급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빅테크들이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파이어 래피즈와 DDR5 램 교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D램 개발을 마치고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한 시장 활성화를 기다려왔으나, 제품 출시가 당초 전망보다 1년 이상 늦어지는 바람에 아직 실적이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제품은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최대 동작속도 7.2Gbps를 지원하며, 소비 전력을 약 23% 개선한 게 특징이다. SK하이닉스도 서버용 DDR5 D램 가운데 최고속도인 초당 8기가바이트(8Gb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하는 'DDR5 MCR DIMM'의 샘플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드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DR5 D램 비중은 작년 4분기 4%에서 올 4분기 21%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DR5 D램 세대 전환이 현재 혹한기를 맞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과 겹쳐 최악의 국면을 면하게 해 줄 카드로 주목된다. 가격 부담이 낮아진 만큼, 서버 고객사의 DDR5 전환에 속도가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DR5 수요는 서버의 D램 탑재량 증가뿐 아니라 기존 업체들이 보유한 재고로 대응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업황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DDR5에서 먼저 가격 상승이 발생하며 평균판매단가(ASP)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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