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가상자산 동향
지난해 2000만원대 붕괴를 위협받던 비트코인이 계묘년 첫달부터 신바람을 냈다. 한달만에 38% 상승해 3000만원대 돌파를 넘보고 있는 것.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저점에 다다랐다는 시장의 판단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트코인 상승세에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들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코인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지 않겠다는 '제로 리저브'를 선언한 라인의 가상자산 '링크'는 한달새 80% 급등했다.
2000만원 위협 받던 비트코인, 3000만원 넘본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37.99% 상승한 개당 2909만원에 거래됐다. 1월초 21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이 한달새 800만원 가까이 상승한 모습이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조에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2만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업률 또한 전월보다 0.1% 떨어진 3.5%를 기록, 196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 상승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임금상승률'이 둔화한 점도 긍정적이다. 임금상승률의 경우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상승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예상했으나 이를 하회한 수치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기록은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12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전망치 55.1, 전월 56.5보다 낮은 49.6을 기록했다. 이는 PMI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선 아래로 내려가며, Fed가 주목했던 서비스 부문 지표가 약 31개월만에 위축세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6.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5%에 부합하는 수치다. 또 지난해 11월 CPI 상승율보다 0.6%p 낮았다. 또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0.3%에 부합했다. CPI 상승률이 꺾임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선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빗썸경제연구소는 올해 비트코인이 최대 52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자산 가격이 시중 유동성과 할인율(인플레이션율)에 의해 결정된다는 전제를 근거로, Stock to Flow(S2F) 모델에 미국 인플레이션과 크립토 시장 유동성을 추가한 모델을 설계해 올해 밴드를 제시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3만6000달러(약 4452만원), 4분기에는 4만2000달러(약 5194만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 상품 전략가가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스콧 멜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지난 2019년 강세장 직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2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가상자산 트레이더 칼레오(Kaleo)가 "비트코인은 3만달러까지 상승할 준비 중"이라며 "숏 스퀴즈가 발생하기 앞서 2만달러선 부근을 리테스트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달 27일 크립토퀀트 기고자 크립토라이온이 "최근 온체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비트코인 시장의 레버리지가 감소하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건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산 시장의 레버리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추정 레버리지 비율(Estimated Leverage Ratio)이 지난해 FTX 쇼크 이후 지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파생상품에 예치된 비트코인 물량도 동반 감소하고 있다. 또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과 비트코인 점유율이 동반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제로 리저브 선언한 링크, 80% 급등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79.88% 상승한 개당 41.41달러에 거래됐다. 한달만에 2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이는 라인 블록체인의 제로 리저브 선언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라인 블록체인은 '토큰 이코노미 2.0'을 발표했다. ▲제로 리저브 ▲토큰 분배 정책 ▲연간 인플레이션 비율 5% 등 운영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핵심은 '제로 리저브' 정책이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약 673만개 링크와 인플레이션으로 발행되는 물량 외에 다른 가상자산을 발행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쉽게 말해 재단 보유 물량을 없애고, 이를 이용한 투자를 원천 차단한다는 점이 골자다. 또 제로 리저브 정책과 더불어 라인 블록체인이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플랫폼 사업 박차를 가하고,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를 출시하자 투자자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내오고 있다.
지분증면 전환한 이더리움, 업그레이드는 계속된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에 이더리움과 리플도 동반 상승했다.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30.72% 상승한 개당 199만35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고 있는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 관련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들은 오는 2월 말까지 상하이 업그레이드를 위한 퍼블릭 테스트넷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당초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포함시키로 했던 EOF(EVM Object Format) 구현 기능은 제외하기로 했다. EOF 구현 과정이 복잡해 이더리움 출금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들은 오는 3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출금을 목표로 상하이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에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더리움 재단 데브옵스(DevOps) 엔지니어 파리토시 자야티가 이더리움 메인넷 섀도우 포크를 협정세계시 기준 23일 오전 10시 40분에 완료했다고 밝혔다. 섀도우 포크는 메인넷에서 테스트넷으로 데이터를 복사하는 일련의 테스트를 의미한다.
이번 섀도우 포크가 진행되는 동안 개발자들은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인출을 위한 테스트 환경 구축과 가스비 절감을 위한 개선에 중점을 뒀다. 다만 이더리움 개발자 마리우스 반 데 바이덴은 "섀도우 포크 이후 Geth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이더리움 노드에 약간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파리토시 자야티는 또한 "상하이 업그레이드 퍼블릭 테스트넷이 앞으로 며칠 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31일 이더리움 재단 소속 개발자 바나바스 뷰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장(Zhejiang) 퍼블릭 테스트넷이 2월 2일 0시(한국시간 기준) 출시된다. 상하이+카펠라(Capella) 업그레이드는 6일 후 에폭(epoch) 1350에서 트리거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저장 퍼블릭 테스트넷은 상하이+카펠라(Capella) 업그레이드를 위한 퍼블릭 테스트넷으로 알려져 있다.
유리한 고지 점했다는 리플, SEC와의 소송 언제 끝나나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17.55% 상승한 개당 509원에 거래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리플은 곧 승소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 검사 출신 제임스 K. 필란 변호사는 판사가 오는 3월 31일 또는 그 이전에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또한 소송이 올해 1분기 중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리플이 이번 소송에서 증거 채택 등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승리가 점쳐진다고 판단 중이다. 제레미 호건 미국 로펌 호건앤호건 파트너 변호사는 "리플과 SEC의 소송에서 리플이 승소할 확률은 50.12%, SEC가 승소할 확률은 29.98% 수준"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법률 문서 등을 검토한 결과, 리플 매수자에게 마치 증권처럼 별도 법적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11일 외신에 따르면 리플랩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크립토 2023: 실생활 유틸리티에 초점을 맞추다' 인사이트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법률 고문 스튜어트 알데로티는 올 상반기 미국 SEC와 진행 중인 소송이 마무리되고, 리플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재판 결과는 미국 가상자산 산업을 발전시키고 가상자산 기업의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33.93% 상승한 개당 258.9원에 거래됐다. 100원대가 붕괴되기도 했던 클레이는 비트코인 상승에 따라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
- [크립토 주간 브리핑] '폭락 vs. 반등' 엇갈리는 시장 전망...홀로 40% 상승한 '링크'
- [크립토 주간 브리핑] 비트코인 2만달러 탈환...주요 가상자산 일제히 상승
- 빗썸경제연구소가 전망한 2023년..."비트코인 가격 5200만원 갈 것"
- [크립토 주간 브리핑] 비트코인 약 70일만에 2800만원 탈환...이더리움도 '껑충'
- [크립토 주간 브리핑] 2900만원대 올라선 비트코인...시장 건강해지고 있나
- [크립토 브리핑] 골든크로스 임박한 비트코인...2900만원대서 제자리걸음
- [크립토 주간 브리핑] 2900만원 횡보하는 비트코인...6개월 이상 보유자는 사상 최대
- [크립토 브리핑] 주요 가상자산 일제히 소폭 하락...투심은 '탐욕' 유지
- [크립토 연간 브리핑] 지난해 '뒷심' 발동한 비트코인…올해 가상자산 상승세 이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