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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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갤럭시 S22' 시리즈가 예상 밖 암초를 만난 건 게임 '원신' 때문이었다. 사용자들이 대표적인 고사양 모바일 게임인 원신의 그래픽 품질과 프레임이 '아이폰' 보다 떨어진다는 데 불만을 품은 것. 이 불만은 갤럭시 S22 시리즈의 발열을 잡지 못해 회사가 강제적으로 성능을 낮췄다는 이른바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 논란'으로 번졌다. GOS 논란으로 인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고개를 숙였고,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국정감사장에 불려가야 했다.

이 뼈아픈 과거를 설욕하기 위해 올해 '갤럭시 S23' 시리즈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게이밍 성능을 준비했다.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뀐 갤럭시 S23 시리즈는 '게이밍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역대 가장 빠른 두뇌와 화려한 그래픽

갤럭시 S23 시리즈는 '두뇌'부터 남다르다. 이번 신제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포 갤럭시(Snapdragon 8 Gen 2 Mobile Platform for Galaxy)'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해 강력한 게이밍 성능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스냅드래곤은 여러 제조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범용 AP지만, 삼성전자는 퀄컴과 협업해 갤럭시 S23 시리즈에 최적화된 AP를 탑재했다. 해당 칩의 클럭 속도는 최대 3.36GHz로, 스냅드래곤 사상 가장 빠른 칩이라고 퀄컴 측은 설명했다.

/사진=퀄컴 제공
/사진=퀄컴 제공

게임에서 중요한 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다. 갤럭시 S23 시리즈에 탑재된 퀄컴 아드레노 GPU는 전작 대비 성능을 41% 높였다. 벤치마크에 따르면 갤럭시 S23 시리즈의 그래픽 성능은 전작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한다. 그동안 큰 격차를 보이던 아이폰과 비교해도 GPU 벤치마크에선 오히려 앞선 모습도 보인다.

이와 더불어 신제품은 실제와 똑같은 빛과 반사, 조명을 모바일 게임에서 구현하는 실시간 하드웨어 가속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해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제공한다. 또 최신 벌컨(Vulkan) API(버전 1.3)를 적용해 그래픽 성능을 향상시켰고, '스냅드래곤 게임 후처리 가속기'(Snapdragon Game Post Processing Accelerator)를 통해 블룸, 피사계 심도, 모션 블러 등과 같은 효과가 개선됐다.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적용하지 않을 때(왼쪽)와 적용했을 때 비교 /사진=갤럭시 언팩 영상 캡쳐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적용하지 않을 때(왼쪽)와 적용했을 때 비교 /사진=갤럭시 언팩 영상 캡쳐

드디어 발열 잡았다

성능이 아무리 강력해도 발열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통상 모바일 기기는 내부 발열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강제적으로 성능을 제약하는 '스로틀링'이 발생한다. 그동안 갤럭시 S 시리즈가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도 발열이었다. 발열을 잡지 못해 스로틀링이 발생하면서 게임 실행 시 프레임 저하나 그래픽 품질 하락 등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갤럭시 S23 시리즈는 냉매를 통해 열을 낮추는 '베이퍼챔버' 크기를 전작보다 대폭 키웠다. 전작의 경우 베이퍼챔버 크기가 작아 발열을 잡지 못했다는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기본형에는 베이퍼챔버를 적용하지 않았던 이전 세대와 다르게 갤럭시 S23 시리즈는 모든 라인업에 탑재했다.

갤럭시 S22 시리즈(왼쪽)과 갤럭시 S23 시리즈 베이퍼챔버 크기 비교 /사진=샘모바일
갤럭시 S22 시리즈(왼쪽)과 갤럭시 S23 시리즈 베이퍼챔버 크기 비교 /사진=샘모바일

이와 더불어 AP 최적화를 통해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가 좋아진 덕에 발열을 확실히 잡은 모습이다. 삼성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외신 '샘모바일'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의 냉각 성능은 전작 대비 갤럭시 S23은 1.6배, 갤럭시 S23+은 2.8배, 갤럭시 S23 울트라는 2.3배 향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용량이지만 같지 않은 배터리 성능

배터리 성능도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중요시 생각하는 부분이다. 갤럭시 S23 울트라는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작과 같은 용량이지만 갤럭시 S23 울트라는 배터리 사용성 개선을 통해 보다 오랜 시간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S23+와 갤럭시 S23은 전작 대비 각각 200mAh씩 배터리 용량을 늘려 4700mAh과 3900mAh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스마트폰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해외 유튜버 '테크드로이더(Tech Droider)'의 테스트에 따르면 게임, 비디오 재생, SNS 사용, 비디오 촬영 등을 혼합한 배터리 소모 테스트에서 갤럭시 S23 울트라는 총 사용시간 11시간 15분을 기록했다. 전작인 갤럭시 S22 울트라는 9시간 43분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튜버 '비노트(B-NOTE)'의 유튜브 재생 테스트에서도 갤럭시 S23 울트라는 20시간 7분으로, 갤럭시 S22 울트라 12시간 3분에 비해 무려 8시간 이상 더 버텼다. 이 같은 차이는 새 칩셋의 전력 효율성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진=Tech Droider 유튜브 캡쳐
/사진=Tech Droider 유튜브 캡쳐

전작 대비 배터리 사용시간이 크게 늘어난 갤럭시 S23 울트라는 애플의 '아이폰 14 프로 맥스'와 비교해도 대등한 수준을 보여줬다. 아이폰 14 프로 맥스는 테크드로이더의 테스트에서 11시간 25분을, 비노트의 테스트에서는 20시간 5분을 기록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시리즈의 게이밍 성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전작이 원신과 같은 고사양 게임 때문에 고전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신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읽힌다. 삼성전자의 체험 매장 '갤럭시 스튜디오'에선 원신을 비롯해 카트라이더, 뉴스테이트 모바일 등 다양한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있다.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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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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