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 대한 신규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가 40여개, 투자금은 2000억달러(약 259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미국의 인텔, 마이크론뿐 아니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도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8월에 통과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칩스법)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반도체 지원법 주요 골자는 미국에서의 반도체 공장 투자에 25%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에 보조금 530억달러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또 해당 법의 지원을 받는 기업은 중국으로의 기술 수출이 제한됩니다.
이로 인해 미국 주정부들의 투자 유치 경쟁도 발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반도체법 보조금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애리조나주가 보조금 쟁탈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투자유치조직 '잡스 오하이오'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최근 4개월 동안 독일과 이탈리아, 벨기에 등에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지원법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WSJ은 "반도체 업계 임원들은 보조금이 많은 기업들에게 적은 액수로 지급되는 상황을 우려한다"며 "보조금이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반도체 시설 운영 비용의 차이를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존 네우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회장 역시 "정부가 오랜 기간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WSJ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으로 '반도체 엑소더스'를 막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섰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전세계 반도체 공급량의 약 10%만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90년 37%에서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이번 반도체 지원법으로 미국이 점유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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