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이 '사람같은' 모습으로 진화했다. 단순한 지식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넘어 '감성'을 더하겠다던 유영상 SKT 사장의 실현된 것이다.
앞서 유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3'에서 챗GPT가 해결하지 못하는 니즈를 에이닷을 통해 해소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챗GPT를 비롯해 많은 AI기술이 등장했고, 실제로 활용해보면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준다"면서도 "이것이 완결적 AI서비스를 구현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라고 강조했다.
'친구·선생님'이 된 에이닷
2일 SKT는 '장기기억'과 '이미지 리트리벌' 기술을 더해 사람처럼 대화하고 표현하는 새로운 에이닷을 선보였다.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반영할 뿐만 아니라 대화 흐름에 알맞는 사진도 스스로 보내는 '사람같은' 모습으로 재탄생한 모습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에이닷에 '배가 고픈데 뭐러 먹을까?'라고 말하면 '너 치즈피자 좋아하잖아'라거나 '치즈피자 먹는 게 어때?'라고 동조하는 식이다. 이는 SKT가 적용한 장기기억 기술 덕분이다.
이미지 리트리벌 기술은 에이닷이 대화 흐름에 가장 적합한 사진을 스스로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SKT는 한국 로컬리티를 반영한 '이미지-한글 텍스트 쌍' 학습 데이터를 구축해 초거대 멀티모달 AI를 학습시켰다. 데이터 수만 10억장에 달한다. 사용자가 에이닷에 발화하면 제시된 텍스트를 인코더를 통해 인식하고, 관련 이미지를 각각 카테고리로 분류해 적합한 사진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에이닷 캐릭터에 ▲펭수 ▲잔망 루피 ▲뽀로로를 추가하고, 각 캐릭터에 'AI 음성 합성' 기술을 고유한 목소리와 유사한 AI 목소리를 구현했다. 사용자는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
에이닷은 친구 같은 모습을 넘어 선생님 역할도 수행하게 됐다. SKT는 국내 영어 교육 기업 YBM, 야나두, 하얀마인드 등과 제휴해 영어학습 서비스 '에이닷 튜터(A.tutor)'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에이닷 튜터는 비즈니스·일상회화·공인시험 등 필요한 영어 어휘와 표현, 오디오 학습 콘텐츠, 영상 속 영어 문장을 직접 조합해보는 '쉐도잉(Shadowing)' 학습 등을 제공한다.
무르익는 SKT의 꿈
AI는 SKT가 지향하는 미래 목표를 위한 핵심 요소다. 지난해부터 SKT는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주요 비전으로 꼽고 관련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올해 SKT는 에이닷을 정식 서비스로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베타버전으로 출시된 에이닷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서비스 중 하나다. 고객 일상 속에서 번거로운 작업을 대신 처리해주고, 좋아할 만한 콘텐츠 등을 알아서 추천해주는 일종의 비서 겸 친구같은 서비스가 목표다. 즉, 태생부터 사용자들에게 친근한 서비스가 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는 셈이다.
실제로 SKT는 ▲별도 설치가 필요없는 '에이닷 게임' ▲이용자 시청 이력과 선호도 기반으로 추천 채널을 제공하는 '에이닷 TV' ▲AI가 알아서 사진 편집을 해주는 '에이닷 포토' 등 사용자가 일상 속에서 쉽고 재밌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선보인 바 있다.
기능 고도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SKT는 에이닷 두뇌 역할을 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타이탄'을 기존 규모 대비 2배로 확대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기반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타이탄에 탑재된 '엔비디아 A10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1040개로 늘어났다. 이를 통해 타이탄은 초당 1경7100조번에 달하는 연산처리가 가능해졌다.
오픈AI 기술을 접목한 고도화되 추진될 방침이다. SKT는 챗GPT와 에이닷을 연계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사용자가 채팅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오픈AI 차세대 언어모델 'GPT-4'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병행된다. GPT-4는 현재 에이닷 근간을 이루고 있는 GPT-3(매개변수 1750억개) 보다 더 많은 매개변수를 탑재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GPT-4가 매개변수 1조개 이상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향후 에이닷에 GPT-4가 적용될 경우 비약적 발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구체적 적용 방안은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훈 에이닷 추진단 최고서비스책임자(CASO)는 "SKT는 앞으로도 에이닷을 통해 고객들이 더 친구 같은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라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AI기능과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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